[사설] 공개토론회도 좋지만 국토부 믿을 수 있나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9. 01.24. 00:00:00

기어이 국토교통부의 폭주가 시작됐다. 누가 뭐라든 내 갈길을 가겠다는 식이다. 제주 제2공항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토부가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강행한 것이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착수보고회를 진행해 심히 우려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에서는 1공항에 국내선 50%를 주고 2공항에 국제선 100%와 국내선 50%를 분담하는 원안, 1·2공항을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또 오름 등 자연훼손 최소화 방안, 주민 민원 해결 방안, 제주도 항공수요 분석 등을 진행해 오는 6월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제2공항 실시설계와 2021년 토지 보상과 착공 등을 거쳐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된다. 착수보고회를 기점으로 제2공항 건설사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의혹과 갈등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착수보고회가 이뤄져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인 오영훈 국회의원이 국토부에 착수보고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은 절차적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국토부의 용역 착수보고회 강행으로 국토부 차관과의 면담이 결렬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절차적 투명성 확보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어 큰 일이다. 성산주민 김경배씨의 단식농성은 한 달을 넘어섰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도민들의 동조단식도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도내 청소년·청년 단체들도 엊그제 제2공항 용역 철회를 주장하며 릴레이 동조단식을 선언하는 등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제2공항 문제로 도민 갈등이 악화일로다. 다만 국토부가 제2공항 반대측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해 주목된다. 국토부가 "공개토론회에서 용역 부실문제가 드러나면 기본계획 용역도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행태를 곧이 곧대로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반대단체들이 제기한 의혹이 50가지가 넘는데도 국토부는 "문제 없다"고 깔아뭉갰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사전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도 거부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조차 아예 배제한 채 착수보고회를 비공개로 가졌다. 그것도 5조원을 쏟아붓는 국책사업을 제주가 아닌 타지역에서 열었다는게 말이 되나. 뭐가 두려워서 그런지 모른다. 이런 국토부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