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 올랐다고 기초연금 탈락 문제 있다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9. 01.23. 00:00:00

올해 단독주택 표준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인들이 그 불똥을 맞게 생겼다.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건강보험료 인상 등 사회보험료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대거 탈락하는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제주지역 노인들이 땅값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2월 '공시가격 현실화'를 이유로 시세의 60~70%인 공시지가 반영비율을 실거래가에 가깝게 올릴 방침이다. 때문에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최소 1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각종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이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매기는 잣대가 될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등 각종 복지혜택의 선정기준에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제주의 경우 최근 몇년새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대거 탈락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제주도에 따르면 기초연금 신규 신청자는 2017년 8942명, 지난해 9045명 등 2년간 1만7987명이다. 이 가운데 땅값 상승 등으로 소득인정액이 초과돼 기초연금 수급에서 탈락한 노인은 2017년 4032명, 지난해 3797명 등 2년간 7829명(43.52%)에 이른다. 매년 수천명의 노인이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셈이다. 그러잖아도 도내 노인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수급률은 낮아지고 있다. 2017년 12월 기준 노인인구는 9만2824명인데 수급률은 62.50%(5만8017명)에 그쳤다. 지난해는 9만5886명으로 늘었지만 수급률은 62.41%(5만9841명)로 전년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정부가 정한 기초연금 수급률 목표치(70%)에 크게 밑돌아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조세형평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데도 단지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이 받는 수급자격에서 탈락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아무런 재산변동이 없는데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노인 빈곤만 심화시키는 등 또다른 복지사각지대를 초래할 수 있다. 가뜩이나 도내 노인들은 소득보다 부동산 보유 비율이 높아 공시가격이 오를수록 수급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더욱 우려된다. 때문에 기초연금 재산공제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등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이와함께 집 한채를 소유하고 거주하는 경우에는 수급자 선정기준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해마다 반복되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반발과 혼란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