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선충 방제사업 허술, 총체적 점검 필요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9. 01.18. 00:00:00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아 보인다. 한마디로 방제작업이 주먹구구로 추진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동안 재선충병 소나무 방제과정에서 작업인부가 숨지는 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엉뚱한 소나무를 잘라내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예래동 지역에서 해풍 피해를 일부 입은 소나무까지 무리하게 벌목이 이뤄지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 6차 방제사업으로 서귀1사업구에 A감리업체와 B시공업체를 선정,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작업을 벌인다. 문제는 예래동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뿐만 아니라 해풍 피해를 입은 소나무까지 잘려나갔다는 것이다. 이번 방제작업 때 예래동에서 소나무 150여그루가 벌목됐다. 이 가운데 재선충병으로 피해를 본 소나무는 50여그루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재선충병보다 해풍 피해로 잘려나간 소나무가 훨씬 많다는 얘기다.

이처럼 해풍 피해를 본 소나무까지 대규모 벌목이 이뤄졌는데도 시공업체를 교체하는 등 후속조치는 없었다. 공사대금을 차감해 지급하는 것으로 끝났다. 서귀포시는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재선충병 방제사업의 감리를 맡은 A업체는 그루당 1만원씩 100그루를 산정해 100여만원, B시공업체는 1000여만원 가량의 준공금을 각각 차감해 지급했다. 방제작업상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했지만 두 업체는 계속 재선충병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가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공사대금만을 깎고 그 업체에 같은 일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귀포시는 벌목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도 안되는 해명을 내놓았다. 재선충병 예방 차원에서 주변의 해풍으로 고사한 소나무들까지 제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래동 한 주민은 "해풍 피해를 입은 소나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전문업체에서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있는 소나무까지 전부 잘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분명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작업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사전에 제대로 선별해서 표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사업구역별로 벌목할 소나무가 몇그루인지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니 멀쩡한 소나무를 무차별 잘라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루당 공사대금을 산정해 지급하니까 재선충병과 무관한 소나무까지 마구 벌목했을 가능성마저 나오는 이유다. 이참에 재선충병 방제작업에 따른 안전교육도 소홀함이 없는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제주도내 방제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4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재선충병 방제작업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