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성주엽의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아픔 견디고 품격 더하는 나무처럼"

진선희 기자 / sunny@ihalla.com    입력 2019. 01.17. 20:00:00

제주시 한경면 생각하는 정원. 성주엽씨는 나무들이 없었다면 힘든 시절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힘들 때마다 나무와 대화
틈틈이 쓴 글 세 권 넘어

"상처 닦고 치유해준 존재"

제주시 한경면에 '생각하는 정원'이 있다. 그는 1992년 아버지를 도와 정원을 개원했고 중국 장쩌민 전 수석 등 국내외 명사들이 방문할 때마다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1999년엔 '생각하는 정원'이 경매에 부쳐지는 등 부침을 겪는 모습을 지켜봤다. 절치부심 운영 관리를 맡으며 2005년 회사를 다시 찾는 과정에도 아버지 곁에 그가 있었다. '생각하는 정원'의 성주엽 실장이다.

그가 '생각하는 나무이야기'를 내놓았다. 아버지 성범영 원장이 황무지에서 정원을 일군 지난한 과정을 소개한 책을 냈다면 아들인 그는 고된 노동과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나무는 그에게 난관을 넘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존재다. 때로는 친구가 되었고 때로는 조언자가 되어 그를 다독였다. 힘들 때마다 나무들과 대화했고 그것들을 틈틈이 정리해뒀다.

어느 날 그 글들을 펼쳐놓고 보니 책 세 권이 넘게 만들 분량이었다. 그 중 처음 선보이는 책이 '생각하는 나무이야기'다. 일기처럼 써내려간 글에 정원에서 촬영한 사진이 곁들여져 한층 편하게 읽힌다.

"비바람이 심하게 불수록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내보이는 나무처럼 제 삶도 뿌리를 깊게 내려 더욱 견고해졌으면 합니다. 성장하다 자신의 일부가 부러지는 아픔을 겪을지라도 그 아픔을 통해 자신의 품격을 더하는 나무처럼 더욱 아름다워졌으면 합니다."

'나무처럼 살고 싶습니다'의 한 대목이다. 나무는 흔히 계절에 따라 변화된 얼굴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매일매일이 다르다. "나무들이 없었다면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그는 하루하루 다른 표정을 짓는 나무를 통해 깊은 공부를 한다.

그는 "나무는 인생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썼다. 다른 사람에게는 차마 말 못할 이야기를 나무는 다 들어주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닦고 싸매고 치유해준다. 그래서 그는 어릴 때부터 나무를 가까이 해야 상처가 나도 빨리 아물고 그 위로 새살이 돋아나 깨끗해진다고 했다.

'생각하는 나무이야기'에 이어 두번째 책인 '나무편지'도 조만간 나온다. 세번째 책인 '분재인문학'은 이즈음 편집 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 세 권에 못다한 이야기들은 '나무에게 배우는 경영'으로 묶을 예정이다. 생각하는정원. 1만7000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