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김경배씨 제2공항 입장차만 확인

11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서 진행…단식 투쟁 24일만
"기본계획 용역 중단" 요구에 "도의 입장 기다려달라"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 대해 서로 "사과하라" 대립각

이소진 기자 / sj@ihalla.com    입력 2019. 01.11. 17:29:49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2공항 반대를 외치며 24일째 단식을 벌이고 있는 김경배씨의 면담이 11일 이뤄졌지만 뚜렷한 입장차만 보인 채 마무리돼 갈등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날 면담에는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강영돈 전 공항확충지원단장, 현학수 전 공항확충지원단장, 김승철 소통정책관이 참석했다.

김씨 측에서는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시민활동가 김순애씨와 김형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윤경미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등이 동석했다. 또 홍명환·고은실 도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원 지사는 "지난 2017년 11월 면담한 후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검토위원회(이하 검토위)가 구성된 바 있다"며 "단식을 다시 하는 상황을 맞게 돼 안타깝다. 건강을 생각해서 단식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번 단식으로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단식을 시작했을까 생각해 달라"며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단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국토부가 검토위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켜서 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도지사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지난 2017년 11월 13일 도와 반대대책위의 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합의문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합의안의 3항 '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 결과는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한다'과 4항 '제주도는 이 같은 내용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성을 갖고 노력한다'에 대한 이행을 촉구했다.

원 지사는 "도가 검토위 구성 과정에서 참관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행과정을 잘 모른다. 언론보도나 반대 측의 주장을 단편적으로 듣기만 했다"며 "현재 국토부에 책임 있는 답변과 자료를 통해 내용을 검토한 후 빠른 시일 내에 도의 입장을 공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 측은 "공무원 2명이 한 번도 안 빠지고 검토위 회의에 배석했다"며 "도지사가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말을 믿기 힘들다"고 크게 반발했다.

원 지사는 강영돈 전 단장을 통해 공무원들이 배석한 사실이 확인되자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영돈 전 단장은 "실무적인 상황관리 차원의 배석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보고서를 만들거나 결과를 지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국토부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듣고 도의 입장을 정하면 안된다. 발표 전에 반대 측과 논의해야 한다"며 "국토부에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단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반대 측의 입장은 언론보도, 자료 등으로 잘 알고 있다"며 "검토위 논의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중단 요청 먼저 하느냐. 도의 입장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제주도청 맞은편에 설치한 천막농성장에서 벌어진 행정대집행에 대해 김씨는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원 지사는 "집회 시위 자유는 보장되지만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해서 시설물을 밤낮으로 설치하고 사용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도민불편, 위압적인 분위기 등을 조성하며 의사 표현하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 도민 불편을 초래한 부분에서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경배씨는 도지사 면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면담 자체가 목적일 뿐인 빈껍데기 면담"이라며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즉각 중단 요청할 때까지 스스로의 미래를 지켜내려는 모든 이들과 함께 더욱 큰 힘으로 투쟁할 것"이라며 단식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