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여행객 안전 위협하는 불법 게스트하우스

문미숙 기자 / ms@ihalla.com    입력 2019. 01.07. 00:00:00

제주에서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하는 게스트하우스나 펜션 등 불법숙박이 적잖은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는 곧 각종 범죄나 안전·위생 문제 등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숙박업소가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층이 주요고객인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음주파티 후 여성 투숙객을 노린 범죄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8월 관광진흥과에 신설한 숙박업소점검TF에서 연말까지 미분양 타운하우스와 게스트하우스, 농어촌민박 등 199개소에 대한 불법숙박 여부와 지도단속을 벌여 23곳을 적발, 자치경찰에 고발했다. 미분양 펜션이나 원룸에서 온라인 광고로 투숙객을 모집해 불법 숙박영업을 하거나 농어촌민박으로 1동만 신고한후 인근 별채의 여러 객실에서 불법영업한 경우 등이다. 이들 불법숙박업소 대부분이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사이트를 통해 투숙객을 모집한다는 데 주목해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하고, 불법이 의심되는 숙박업소의 물증 확보를 위해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여러차례 방문해 물증을 확보한 곳들이 적잖았다고 한다.

이처럼 불법숙박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숙박업 관련규정 전반에 대한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숙박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저렴한 비용과 여행객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지는 반면 크고작은 범죄가 이어지는 게스트하우스의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스트하우스는 숙박시설에는 없는 업종이다. 농어촌민박으로 신고만 하면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없다. 작년 11월 기준 도내 숙박시설 7만1884실(5195개소) 중 농어촌민박은 1만1814실(3875개소)로 객실수 기준 전체 숙박시설의 16.4%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도권 안에서의 점검과 단속을 피하기 위한 미등록·미신고 불법영업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이 어렵고, 숙박공유 플랫폼을 통한 예약이 성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운영중인 게스트하우스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게스트하우스가 농어촌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을 이용해 농어촌관광을 활성화하고 농가소득을 증대하려는 취지의 농어촌민박을 악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게스트하우스에서 술과 음식을 팔려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별도로 일반·휴게음식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까다로운 위생검사를 피하기 위해 손님들이 각자 술과 음식을 가져오게 해 주인이 포트럭파티를 주선하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듯 난립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불법영업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고, 정식으로 숙박업 신고를 하고 운영하는 업체와의 과당경쟁을 줄이려면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그 한 방법이 숙박공유 플랫폼을 통한 객실 판매시 요금과 함께 신고필증도 의무 공개토록 하는 방안이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제주도를 통해 이같은 제도개선을 중앙부처에 건의했는데, 제도가 개선되면 미신고·미등록 불법숙박영업을 상당부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게스트하우스를 농어촌민박이 아닌 별도의 숙박업종으로 분류토록 해 법적 시설·평가기준 마련과 성 범죄자의 숙박업소 취업제한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 대세로 자리잡은 개별여행객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숙박업소의 활성화는 곧 제주여행의 만족도와도 직결된다. 이미 도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했던 각종 범죄가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업체 등 숙박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

<문미숙 서귀포지사장·제2사회부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