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인정보 함부로 유출, 경각심 고취 필요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9. 01.04. 00:00:00

요즘은 누구나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직접 겪는 일이 많아서다. 단적으로 행정기관에서 가족의 민원서류를 하나 발급받을 때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아니면 아예 안되거나 최소한 신청인의 신분증이 있어야만 발급이 가능하다. 그만큼 개인정보를 엄격하게 다룬다. 그런데 최근 도내 일선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불미스런 일이 터졌다. 해당 학교의 담임교사가 피해자 학부모의 개인정보를 가해자 학부모에게 건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시 소재 한 중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2학년 학생 A(15)군과 B(15)군이 교실에서 이야기를 하던 도중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A군이 B군의 머리를 가격하는 등 폭행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폭행을 당한 B군은 병원에서 뇌진탕 등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A군에 대한 학급교체와 서면사과, 피해학생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생·보호자(학부모) 특별교육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학교폭력이 발생한 후 담임교사가 피해자 학부모의 연락처를 가해자 학부모에게 넘겨주면서 피해자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B군 어머니는 "A군에 대한 진상조사 요구를 위해 담임과 통화하던 중 'A군 어머니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연락이 없었냐'는 말에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학교폭력 피해자의 연락처를 가해자측에 함부로 넘겨줘 이 상황을 축소하고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B군의 어머니는 경찰에 담임교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학교폭력사건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개인정보 문제가 얼마나 쉽게 다뤄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지난달 다른 지방에서는 개인정보 유출로 비극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20대 교직원이 같은 학교에 근무한 교사를 비판하는 글을 국민신문고에 올린 뒤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유족은 국민신문고에 올린 교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해당 교사로부터 협박을 당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한 젊은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간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교육기관 등이 개인정보를 안이하게 다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 한 개인과 가정을 막다른 골목으로 빠뜨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도 문제지만 개인정보 유출은 더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는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도 공공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