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성준의 편집국 25시] 원희룡과 원희룡

표성준 기자 / sjpyo@ihalla.com    입력 2018. 12.27. 00:00:00

6·13 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경배씨가 원희룡 도지사에게 계란 2개를 던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영상을 접한 언론은 폭행사건으로 보도했지만, 김씨는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해 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던진 계란은 '원희룡 계란'에 이어 '호상'도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할 만큼 정국을 흔들었다.

사건 발생 약 1시간 후 원캠프는 "범인 흉기(칼) 들고 난입 계란 투척 얼굴 두차례 가격 폭행 보좌진 방어과정에서 자해쇼 명백한 정치테러임"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전송했다. 약 3시간 후에는 "현장 상황 파악이 정확히 안된 상태에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정치테러 자해쇼라는 표현은 빼주시기 부탁드립니다"고 정정했다. 다음날 보도자료에선 전날의 "격한 표현"을 사과하고, "원 후보는 신체 피해가 비교적 경미해 오늘 오전 퇴원, 귀가한 상황"이라고 알려왔다.

원 지사는 입원 중이던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내 탓이오 하는 성찰과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공감의 마음으로 이번 일을 받아들이자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경배씨의 쾌유를 빕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씨를 병문안한 후에는 "너무 미안해해서 제 마음이 뭉클했다"고도 했다. 그래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 다른 폭행 피해자라던 원 지사 보좌관도 김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여기까지가 일반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이 사건의 1차 공판 내용은 많이 달랐다. 선처를 요구하고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적용된다던 김씨에게 폭행치상 혐의가 덧씌워졌다. 게다가 원 지사는 8개 병명이 적시된 전치 2주의 진단서를 제출했다. 탄원서를 제출한 원희룡과 진단서를 제출한 원희룡 중 누가 진짜 원희룡인가. <표성준 정치부 차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