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시민회관, 꼭 짓는 것만이 대안인가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2.25. 00:00:00

제주시민회관은 지은지 꽤 됐다. 1964년 7월 개관했으니 50년이 넘었다. 제주에서 벌어진 굵직한 각종 행사를 도맡아 치렀던 대표적인 곳이다. 특히 제주시민회관은 제주에서 보기 드문 모더니즘 양식이자 공공건축의 혁신을 주도한 건축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런 제주시민회관이 리모델링과 신축을 곁들이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역사성 등을 감안해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설물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시는 엊그제 시청 본관 회의실에서 '시민회관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대안은 리모델링+신축하는 안으로 기존 건물 보존 후 최신공법을 활용해 지상·지하부를 신축하는 것이다. 둘째 대안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기존 시민회관의 외관 보존 및 내부 리모델링이 제시됐다. 셋째 대안은 전면 신축 안으로 필요시 일부 존치하는 안이다. 용역진은 첫째 대안을 최적의 안으로 내놨다. 시민회관의 건축적 가치와 역사성 등을 보존하기 위해 기존 건물을 보존한 상태에서 최신공법을 적용해 지하 2층 지상 5층 높이로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우선 주민 요구와 전문가 의견 절충이 가능하고 적절한 설계공모시 제주의 대표적인 건물로서의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제주 근대건축자산 보존과 활용의 대표적 사례로 이미지 제고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제주시는 첫째 대안으로 내년부터 공론화와 함께 기본계획 및 중앙투자심사 등 절차를 밟아나갈 방침이다.

그런데 시민회관이 역사성이 있고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리모델링이나 신축이 최선의 방안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오로지 건축물을 짓는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하는 말이다. 시민회관을 완전 철거한 뒤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얼마든지 대안이 될 수 있잖은가. 알다시피 앞으로 1년 반이면 도시공원이 대거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20년 7월부터 도시공원 일몰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제주도가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빚 내서 도시공원 부지를 매입한다고 하는데 그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이 들어섰던 시설을 이용해서라도 가능하면 도시공원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가뜩이나 제주시 구도심지에는 도시공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삭막하기 그지 없는 구도심에 허파 역할을 할 녹지공간을 언제 확충하겠는가. 행정이 지금부터라도 도시민 삶의 질과 미래세대를 위해서 이같은 노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게 시민회관 자리에서 시작되면 안되는가.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