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상처입은 마음 치유하는 '판타지의 힘'

이수경의 '판타지문학의 비밀'

백금탁 기자 / haru@ihalla.com    입력 2018. 12.21. 00:00:00

이론·작품해설·그림 입혀 제작
명작 24편 줄거리·주제도 다뤄


어릴 적,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로 자주 접했던 '피터팬'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해리포터 시리즈 등. 판타지문학은 그야말로 호기심 가득한 세상으로 독자를 초대,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칠 수 있도록 한다.

이수경 판타지문학 전문교수가 우리나라 최초로 이론부터 작품 해설, 그림까지 입힌 판타지문학의 이론서 '판타지문학의 비밀'을 냈다. 이 책은 동·서양의 판타지 명작을 골라 이론적으로 성찰하고 꼼꼼하게 분석한 해설서로 어렵고 복잡한 판타지문학을 한 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장'과 '치유'를 지향하는 판타지문학의 특징은 희망을 상실한 주인공에게 상처를 치유하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데 있다. 저자는 "어른이 된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상처입은 어린아이가 자리잡고 있다. 그 상처를 바라보고 어루만질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판타지문학이다"라고 소개한다.

저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 24점을 골라 비슷한 주제와 유형으로 분류해 각 작품의 특징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생생하게 분석해 내놓고 있다. 여기에 작품별 주제의식을 전하며 삶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지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이 책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는 것이 판타지의 주된 가치임을 알려준다. 환상성의 힘이 아닌 상처와 아픔, 미움과 증오를 치유하고 독자를 성장시키는 판타지문학의 진정한 힘을 일깨운다.

책은 크게 1부 판타지문학 이론과 2부 판타지문학 작품으로 나뉜다. 1부는 판타지에 대한 정의, 용어, 발달 과정, 하위 장르를 설명한다. 2부는 판타지 작품을 소개하며 간략한 줄거리와 주제를 체크한다. 주요 장면과 작품 포인트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책 속 '작가의 말'을 통해 "덩치만 큰 미성숙한 어른의 가슴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불러내 그의 응어리진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이다"라고 판타지문학을 정의하고 있다.

왜소하고 못생기고 공부도 못하고 왕따를 당하는 열등한, 보잘 것 없던 주인공은 현실을 벗어난 판타지의 세계에서 자신을 찾는 긴 모험을 통해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고 현실로 되돌아올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사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감정이 상처투성이의 주인공을 변화시키고 그에게 세상을 살아나갈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판타지문학의 힘이라고 말한다. 중앙미디어북스, 2만3000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