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하수 오래전부터 오염, 대책은 없었다

편집부 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2.14. 00:00:00

제주도민의 생명수가 위협받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하수가 오염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주의 수자원 가운데 지하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민들이 거의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데도 대책은 수반되지 않아 큰 일이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제주도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보건환경연구원은 1993년 상수도로 사용되는 지하수 163개 관정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18개 관정이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이후 25년간 수질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단 한번이라도 조사한 357개 관정 중 68개 관정이 질산성질소에 오염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보건환경연구원이 1996년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8개 관정의 지하수를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농사용 화학비료(15개)와 생활하수 및 쓰레기매립장(2개), 자연토양 유기물(1개)에 의해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2017년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30개 지하수 관정에 대한 분석 결과 가축분뇨로 오염된 곳이 10개 관정으로 늘었다. 나머지 20개 관정의 지하수는 기타 자연상태 유기물 및 화학비료에 의해 오염됐다. 특히 2000년 이전과 최근 5년간 지역별 오염도 증·감 추이를 확인한 결과 양돈장 밀집지역 및 양돈액비 주 살포지역인 한림·한경·대정의 오염도가 증가했다. 반면 농사용 화학비료 주 살포지역인 안덕·남원·서귀·애월은 오염도가 크게 줄었다. 지하수 오염원이 농사용 화학비료에서 가축분뇨와 양돈액비로 바뀌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잖아도 양돈장이 밀집한 서부지역 지하수가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질산성질소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질산성질소 농도(mg/ L)가 20 이상인 곳이 서부지역에 집중됐다. 양돈액비를 살포한 중산간지역도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았다. 질산성질소 때문에 옹포천을 기반으로 조성된 한림수원지도 단계적 폐쇄조치에 들어갈 정도다. 최근 3년간 수질조사 결과 질산성질소가 ℓ당 최대 9㎎까지 검출돼 먹는물 기준치(10㎎)에 육박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는 가축분뇨 무단배출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가 올들어 9월 말까지 가축분뇨 무단배출 및 액비 과다살포로 39건이 적발된데서도 알 수 있다. 솜방망이 처벌 탓이다. 단속에 걸려도 부과되는 과태료는 200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가축분뇨 무단배출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지하수 오염 방지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