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편집국 25시] 관광객과 주민

이상민 기자 / hasm@ihalla.com    입력 2018. 12.06. 00:00:00

최근 국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 관광으로 주민 삶이 침해되는 것)현상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국내에서 오버투어리즘 지역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이 제주였다고 한다. 200쪽에 달하는 보고서 중 가장 눈에 띈 건 관광객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인식에 관한 것이었다. 모두가 제주의 오버투어리즘을 이야기하는 마당에 무턱 대고 '당연히 나쁠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보고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오버투어리즘 지역으로 지목된 우도 지역의 주민과 상인, 관광객들을 심층 인터뷰 한 내용을 담았다. 우도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렌터카 운행이 제한되는 곳이다.

보고서는 우도 주민들이 많은 관광객과 차량 입도로 다소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갈등 관계는 관광객과 주민이 아니라 상인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냈다. 관광객들이 사적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또 대부분 한낮 특정 시기에 집중 방문하긴 하지만 이로 인한 소음이나 혼잡은 참을 수 있다고 주민들은 답했다.

반면 주민들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이 든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관광객 유치로 얻는 과실(果實)이 왜 내겐 떨어지지 않느냐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앞으로 제주가 관광객 수를 통제하는 것에 몰두하기 보다는 관광 개발 과정에서 주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었다. 고부가가치 관광으로 가야한다고 너나 없이 말하지만 고부가가치든 저가든 관광 수익이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서 도민들도 계속 묻고 있지 않은가. 그 많은 관광 수익은 다 어디로 간 것이냐고. 제주 경제는 근 몇년 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는 데 도대체 왜 내 삶은 나아지지 않았느냐고. <이상민 경제산업부 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