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버스준공영제, ‘예산 갈등’까지 불렀다

편집부 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2.06. 00:00:00

버스준공영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취지는 좋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버스 노선관리는 지자체가 담당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재정부담이 만만찮다는데 있다.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할 당시 우려대로 '과도한 재정부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가 내년도 버스준공영제 예산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기에 이르렀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2019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사에서 버스준공영제 예산이 도마에 올랐다. 도의회는 버스준공영제 운영으로 업체에 지원하는 손실보조금 925억원 중 복권기금(252억원)을 제외해 특별회계로 편입시킨 673억원을 일반회계로 재편성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특히 도의회는 버스업체가 도민 세금으로 지원을 받으면서도 근로자에게 지급할 복리후생비를 공사비 등으로 전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을 문제삼아 왔다.

고현수 예결위원장은 "일상적 경직성 경비뿐만 아니라 복리후생비와 경비부족분까지 다 운수업계 보조금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에너지 세제 개편에 따라 유류세 인상분 보전을 위해서 운수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도 제주도는 손실과 별개로 모든 인건비를 다 포함하고 있다. 법적 근거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고 위원장은 "버스준공영제 예산은 법령이나 조례에 의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수정예산안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은 "수정예산은 의회에 예산안 제출 후 의회의 삭감과 증액, 집행부의 동의 과정을 통해 예산을 운영하기 어려울 때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도의회와 집행부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칫 민선 6기 초에 벌어졌던 예산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쨌든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면서 골머리를 않게 됐다. 무엇보다도 재정부담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승객수와 관계없이 매년 재정지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준공영제 예산이 2019년 980억원에 이어 2020년에는 1000억원으로 증가한다. 버스 이용객이 늘어나면 재정지원을 줄여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현재 버스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자체 중에는 재정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버스준공영제 예산 늘리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그러니 버스업체들은 살판이 났다. 버스업체들이 보조금을 임원 인건비로 전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분명 제주도가 지방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당장 내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재정에 돌입했잖은가.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