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33)서귀포시 성산읍 '빛의 벙커'

거장의 작품 속을 거닐 듯…

오은지 기자 / ejoh@ihalla.com    입력 2018. 11.22. 20:00:00

웅장한 음악, 화려한 전시 영상
벽과 바닥 수놓는 강렬한 색채

오감 자극하는 '빛의 갤러리'


들어선 순간 웅장한 음악, 화려한 빛의 향연에 입이 벌어진다. 세계 거장들의 예술 작품이 100여개의 비디오 프로젝터와 수십 개의 스피커로 화려하게 부활해 예술 작품과 동화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바닥에 앉은 채로, 혹은 벽에 기대어 선 채로 거장들의 작품의 일부가 되어 간다. 서귀포시 성산읍의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빛의 벙커' 전시관의 모습이다.

지난 18일 '빛의 벙커'에는 프랑스 레보드프로방스의 '빛의 채석장', 파리 '빛의 아틀리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시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인, 친구, 부부로 보이는 관람객들이 대다수였지만 그 가운데 홀로, 자녀를 동반한 이들도 보였다.

전시장을 자유롭게 거닐던 관람객들은 쉴새없이 바뀌는 영상 속 강렬한 색채에 홀린 듯 휴대전화 카메라에 옮겨 담으며 거장들의 회화세계를 마음껏 즐겼다. 대부분 의자나 바닥에 자유롭게 앉거나 벽에 기대 서서 40분 남짓 사방의 벽면과 바닥을 수놓는 빛의 향연을 즐기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오픈벽으로 이뤄져 굳이 이동하지 않아도 한 곳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여러 공간으로 이동해 다른 각도에서 영상을 감상하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녀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한 30대 여성(제주시 거주)은 "맨 처음 들어섰을때의 웅장함이 기억에 남는다"며 "빛으로 완성되어가는 그림들이 경이로울 정도인데 그냥 그림으로만 보는 것보다 생동감 있어서 좋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성산 커피박물관 내에 위치한 '빛의 벙커'는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로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가 변신한 '빛의 갤러리'다. 900평 면적에 내부높이 5.5m에 달하는 내부는 넓이 1㎡의 기둥 27개가 나란히 있어 공간의 깊이감을 한층 살린다.

'빛의 벙커'는 (주)티모넷이 프랑스 문화유산 및 예술 전시 공간 통합 서비스 기업 컬처스페이스와 국내 독점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아미엑스 프로젝트다.

'아미엑스(AMIEX, Art & Music Immersive Experience)'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음향을 활용한 전시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로, 전시장 곳곳을 자유롭게 돌며 작품과 하나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7일 개관한 '빛의 벙커' 첫 전시작은 '구스타프 클림트' 서거 100주년을 맞아 클림트의 황금빛 작품들로 구성된 '빛의 벙커:클림트'다.

19세기 후반 대표적인 장식 화가로 손꼽히는 클림트는 논란만큼이나 큰 각광을 받으며 근대 회화의 길을 열었다. 황금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키스'는 예술의 재건을 열망하는 빈 분리파 혁명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번 몰입형 전시는 클림트의 독특한 특성과 성공을 집약한 황금시기와 초상화, 풍경화를 중심으로 준비됐다. 한스 마카르트, 에곤 쉴레 등 당대 비엔나의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오은지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