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마위에 오른 원 도정의 '결정 컴플렉스'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20. 00:00:00

제주도가 풀어야 할 현안은 한 둘이 아니다. 제2공항 갈등문제를 비롯해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 등 수두룩하다. 최근 다시 이슈로 떠오른 행정체제 개편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원희룡 제주도정이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을 미루면서 도민사회 갈등만 부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는 녹지국제병원 개원문제 등 계속 늦춰지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김희현 의원은 "제2공항은 타당성 재조사로 흐지부지되고 있고,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은 선거 전에 발표하고도 여태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비자림로 생태도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등 불쑥 정책을 발표해놓고 나중에 여론이 안 좋으면 다 보류해 도민 갈등을 만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블록체인 특구를 갑자기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포함시켰다. 진행되는 건 없는데 계속 새로운 이슈만 벌여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창권 의원도 "하수처리장 문제로 인해 민원이나 분쟁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은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4년 전부터라도 다뤘으면 좋았다. 왜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꼬집었다. 현길호 의원은 "원 지사의 행보와 결단을 보면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정치인은 그럴 수 있지만 행정가는 예측이 가능해야 도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경용 의원도 "원 지사의 임기 8년동안 성과를 내려면 결정을 내리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결단력 있는 도백을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원 지사의 고충도 많을 것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도민사회의 찬반 대립이 심하기 때문에 지사로서 고민이 적잖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원 지사가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거의 제시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의원들이 원 지사를 겨냥해 '결정 컴플렉스'가 있는게 아니냐고 쓴소리를 하겠는가. 사실 원 지사는 그런 지적을 들을만 하다. 단적으로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누가 벌인 사업인가. 원 도정이 스스로 추진한 사업조차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1년 넘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런 사업마저 '공론화'를 구실로 그 책임과 부담을 도민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것도 중앙정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 승인받은 사업을 지자체가 퇴짜를 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행정의 신뢰성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중을 기하는 것과 마냥 시간을 끄는 것은 다른 문제임을 모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