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람 잡는 재선충병 방제, 뭐가 문제인가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19. 00:00:00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안전사고의 수레바퀴는 언제쯤 멈출 것인가. 이번에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현장에서 일하던 인부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잊을만 하면 인명사고가 터진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 과정에서 60대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제주시 오라2동 월정사 인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현장에서 작업 중 쓰러지던 나무가 김모(65)씨를 덮쳐 현장에서 숨졌다. 제주시에 따르면 A업체 현장책임자인 김씨는 높이 15m가 넘는 고사목이 쓰러지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A업체는 지난 8일 제주시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고사목 114본을 제거하기로 시공계약을 맺고 작업하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얘기다. 2013년 10월부터 방제작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25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1차 방제가 진행된 2013년 10월부터 그 다음해 4월까지 공무원과 자원봉사자까지 투입했다가 9개월 만에 3명이 숨지고 15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2차 방제(2014년 10월∼2015년 4월)부터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를 배제하고 전문업체에 맡겼다. 제주도는 지난달부터 제6차 방제작업에 착수, 오는 2019년 4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잖아도 지방공기업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망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현장실습생도 삼다수와 유사한 생수업체에서 작업을 하다 숨진 바 있어 그 충격이 컸다. 실습생이 숨진지 1년도 안돼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터졌기 때문이다. 왜 이런 사망재해가 되풀이되고 있는지 안타깝다. 사실 도내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단적으로 제주지역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사고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건설재해로 숨진 사망자가 2015년 8명, 2016년 8명, 2017년 15명 등 3년간 31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산업재해가 발생하더라도 벌금 위주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여전한 안전불감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겠는가. 소나무재선충병을 잡는게 아니라 사람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