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참에 기초자치단체 부활도 추진하자

편집부 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16. 00:00:00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주도가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의 권고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의 헌법 개정 추진 및 자치분권 로드맵 수립 때까지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보류한지 1년 3개월여만이다. 물론 행정시장 직선제 등을 현실화시키려면 제주특별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4일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제출한 권고안을 존중해 전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행개위 권고안은 ▷행정시장 직선제(의회 미구성) ▷행정시 4개 권역 재조정(제주시·서귀포시·동제주시·서제주시) ▷행정시장 정당공천 배제라는 세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시 권역은 기존의 제주시, 서귀포시에서 ▷제주시(제주시 동지역) ▷동제주시(조천·구좌·우도·성산·표선·남원) ▷서제주시(애월·한림·추자·한경·대정·안덕) ▷서귀포시(서귀포시 동지역) 등 4개로 조정하는 방안을 권고한 상태다. 제주도는 그동안 법제처와 행정안전부, 법률자문단 등을 통해 실무적 검토를 모두 마치고 행개위의 권고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행정시장 직선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제주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의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행정시 권역 조정은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시와 읍·면·동 및 리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 개정으로 가능한 사안이다.

그동안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벌써 8년째 이어지고 있다. 행정체제가 바뀌자마자 논란이 벌어진 셈이다. 현행 행정체제로 계속 가선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역설해준다. 지난 2006년에 4개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했지만 기대치에 미흡하다는게 도민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우근민 도정 때는 '시장 직선·기초의회 미구성'이란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출한 바 있다. 당시 도의회에서 행정시장 직선제를 담은 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무산됐다. 때문에 행개위가 권고한 행정시장 직선제가 과연 최선의 방안인지 재논의가 필요하다. 행정시장의 임기만을 보장해주는 것에 불과한 직선제는 별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산권도, 인사권도 없는 행정시장은 사실상 허수아비나 마찬가지다. 이참에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장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부활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인사·재정 등 모든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도지사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보수정권 때는 행정체제를 바꾸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지 모르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때 시장 직선제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든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잖은가.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