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치경찰 확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다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15. 00:00:00

경찰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하는 자치경찰제의 밑그림이 나왔다. 내년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자치경찰제가 단계별로 도입된다. 국가경찰 소속의 지구대·파출소와 전체 국가경찰 인력의 36%를 시·도지사 관할의 자치경찰로 넘어간다. 하지만 국가경찰과 자치경찰과의 업무 혼선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책토론회를 열어 자치경찰제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을 공개했다. 특위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일부지역을 시작으로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오는 2022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서울·제주·세종과 2개 지역을 공모해 총 5개 지역에 일부 수사권을 포함한 자치경찰 사무 일부(전체 사무의 50%)를 맡게 된다. 이들 지역에 자치경찰본부(시·도) 및 자치경찰대(시·군·구)를 신설하고, 현재 국가경찰 소속의 지구대·파출소도 자치경찰로 이관한다.

국가경찰은 자치경찰로 이관한만큼 조직·인력을 축소하고, 중대·긴급사건을 위한 '지역순찰대'로 남는다. 국가경찰의 사무는 정보·보안·외사·경비 및 112상황실과 광역범죄·국익범죄·일반 형사사건 등을 맡게 된다. 자치경찰은 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교통사고·음주운전 등 민생치안과 밀접한 사건들을 담당한다. 자치경찰 신분은 시·도 소속 특정직 지방공무원으로 하되 초기에는 국가직을 유지한 후 단계적으로 지방직 전환이 추진된다. 자치경찰본부장과 자치경찰대장은 시·도경찰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도지사가 임명한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이 나왔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제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업무 분장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일선 현장에서 사건을 처리하면서 업무 중복이나 서로 업무를 떠넘길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업무 혼선을 막고 업무 떠넘기기를 방지하기 위해 112상황실을 합동 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구대·파출소를 자치경찰로 이관하면 소속이 다른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사건 인계 과정에서 업무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테면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자치경찰이 출동하지만 이 과정에서 흉기 난동이나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가경찰이 출동해야 한다. 수시로 상황이 바뀌는 사건 현장을 단순히 '신고 내용'에 따라 업무를 나눌 경우 초기 대응을 비롯한 범인 검거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자치경찰제 확대가 궁극적으로 보다 나은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예상되는 문제들을 사전에 최소화시켜 나가야 한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