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서귀포 산록도로~서홍동 추억의 숲길~철탑길~동홍천~한라산둘레길~서귀포야영수련장~미악산~미악산 주차장

알록달록 물든 늦가을 정취에 빠져들다

조흥준 기자 / chj@ihalla.com    입력 2018. 11.14. 20:00:00

미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귀포시내 전경. 강희만기자
숲길·하천·오름 등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
제주자연이 선사한 빼어난 풍광 누비벼 만끽



늦가을과 함께 알록달록 물드는 가을산만큼 예쁜 것이 또 있을까.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을산행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일 것이다. 지난 3일 투어에 참여하려는 탐방객들의 열띤 '호응' 속에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의 열두 번째 탐방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코스는 제2산록도로 치유의 숲 인근 자연 그대로 조성된 탐방로인 추억의 숲길에서부터 시작해 한라산둘레길과 영천을 거쳐 미악산(솔오름)에서 마무리된다.

버스를 타고 산록도로에 도착한 탐방객들은 가볍게 몸을 푼 뒤 첫 출발점인 추억의 숲길 안으로 향했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낙엽 속에서 딸기 중 가장 늦게 나온다는 겨울딸기가 빨간 모습을 드러내며 탐방객을 반겼다. 잣성이라 부르는 돌담을 따라 30여분쯤 걸었을까. 마소를 이용해 곡식을 찧는데 사용했다는 말방아(연자방아)가 눈에 들어왔다. 큼지막한 디딤돌을 보며 탐방객들은 예전 규모가 있는 마을 곳곳마다 말방아가 있었다는 설명에 '어떻게 이렇게 깊은 숲 속에서 마을을 형성하고 살았는지'의문을 품으며 질문을 던졌다. 또 그 뒤로 집터와 통시(뒷간) 등 옛 선조들의 삶의 터전이자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자연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아련한 옛 추억을 끄집어냈다.

동홍천 웅덩이에 떨어진 단풍낙엽.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단풍이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숲길과 몇 개의 작은 하천을 지나 서홍천 계곡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서나무 옆 단풍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나무처럼 보이는 모습과 하천 간간이 차 있는 물에 비친 단풍의 반영은 탐방객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늦가을 가을산이 입은 아름다운 색감은 코스 내내 탐방객들의 시선을 빼앗으며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또 코스 내 중간마다 태풍으로 인한 것인지 뿌리가 들린 나무가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고, 지천에 널린 보랏빛 꽃향유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꽃이라 불리는 좀딱취 등이 늦가을 즐기는 가을산행의 묘미를 더해줬다.

용담
선조들의 흔적이 담긴 자연 전시관과 숲길에 이어 이번엔 하천 탐방이 이어졌다. 낙엽이 깔린 숲길을 따라 쭉 걷다가 동홍천 계곡부터는 하천을 따라 올라갔다. '큰 하천들인데 왜 물이 보이지 않느냐'는 어느 탐방객의 질문에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천지연으로 이어지는 서홍천 상류나 정방폭포로 이어지는 동홍천 상류는 지하로 물이 스며든 건천으로 물이 거의 흐르지 않지만 연외천이나 솜반내 등 다른 하천이나 용천수 등과 만나 물이 솟아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폭포로 연결된다"며 제주도 하천 및 건천에 관해 설명을 더했다. 자연만 접하는 게 아니라 코스 중간중간 설명이 더해지는 것 역시 에코투어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좀딱취
계곡 탐방은 산남 최고의 하천인 산벌른내(한라산을 갈라놓은 하천)에서 절정을 이뤘다. 다른 천과 달리 효돈천은 중상류에는 항시 물이 흐르는 돈내코 계곡을 포함해 계곡이 깊고 넓어 빼어난 경치를 자랑했다. 계곡의 특이한 형상의 기암과 단풍으로 물든 나무와의 조화는 명화가의 풍경화가 따로 없을 정도의 절경으로 탐방객을 붙잡았다. 곳곳에서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탐방객은 마지막 코스인 미악산으로 향했다. 산 모양이 마치 쌀을 쌓아올린 것 같다고 해서 쌀오름 또는 살오름·솔오름 등으로 불리는 미악산은 한라산과 서귀포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이곳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경치는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함께 가을산행과 에코투어의 매력을 잘 알려주는 듯했다. 미악산을 내려오며 12회차 에코투어의 여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겨울딸기
이번 에코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육지에서 시간을 맞춰 오는 탐방객도 적잖았다. 한장희(56·서울 노원구)씨는 "제주도로 동창모임차 왔는데, 친구 추천으로 오늘 에코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비행기를 타고 일행들과 함께 왔다"며 "올레길과 한라산 백록담만 알았지 이런 아름다운 둘레길을 비롯해 이를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어 "일반 여행 코스와 다르게 획일화되지 않고 단풍이 든 예쁜 곳들을 숲과 계곡 등 두루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산행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달에 처음 에코투어에 참가했다가 다시 오게 됐다는 임재민(43·경기도 분당)·우선희(43)씨 부부는 "집 근처 동네 뒷산도 안 오르는데, 전에 에코투어에 참가했던 좋은 기억이 남아 다시 오게 됐다"며 "오름 등 제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제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고, 또 육지의 경관과는 느낌이 다른 쉽게 접하고 볼 수 없는 경치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흥준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