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감귤, 남북교류 잇는 신호탄 되기를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13. 00:00:00

제주감귤이 남과 북을 잇는 상징이 되고 있다. 청와대가 제주감귤을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북한에 보냈다.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송이버섯을 우리측에 선물한데 대한 감사표시로 답례한 것이다. 제주감귤이 남북교류의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오늘 아침 8시 우리 군 수송기가 제주산 귤을 싣고 제주공항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됐다"며 "귤을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이 맛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귤은 모두 200톤으로 10kg들이 상자 2만개에 담아 11일과 12일 이틀간 하루에 두 번씩 모두 4차례로 나눠서 운반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송이버섯 2톤을 우리 측에 보내왔다. 청와대는 송이를 미상봉 이산가족에게 추석 선물로 나눠줬다.

제주감귤이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제주감귤을 북한에 보낸 것은 2010년 천안함 사태로 인한 5·24 대북조치와 UN 및 미국의 대북 제재로 중단된 이후 8년 만이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히 이뤄졌던 감귤 북한 보내기운동이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당시와 성격은 다르지만 이번에 감귤이 북한으로 넘어가면서 끊겼던 감귤 지원의 명맥이 다시 살아난 셈이다. 특히 감귤 200톤을 북한에 보낸 것은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의 대북물자 이동이란 점에서 본격적인 남북교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감귤을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설명했지만 단순한 답례 이상이라는 관측이 많다. 감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했던 연내 방한을 촉진하기 위한 마중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감귤을 북한에 보낸 것은 김 위원장의 답방시 한라산에 함께 오르고자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을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한라산을 보여주고 싶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하지만 남북교류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쉽지 않은게 엄연한 현실이다. 비핵화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북·미 비핵화 협상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지난 8일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갑자기 연기된 뒤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모쪼록 제주감귤이 비핵화 문제는 물론 남북관계 발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