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혁신 5개년 계획, 흐지부지 끝나나

편집부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8. 11.12. 00:00:00

원희룡 제주도정이 2015년부터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감귤산업의 기존관행을 완전히 바꾸는 야심찬 계획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의식·품질·유통 혁신을 통해 제주감귤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감귤혁신을 추진한지 4년째로 접어들었다. 일부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서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이 용두사미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2015년 8월 제주감귤의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4개분야 8개과제 73개사업을 2019년까지 연차별·단계적인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분야별 주요 추진 방향을 보면 생산분야는 소비시장 규모에 맞게 적정생산하고, 영세·소농·고령농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별도 예산배정 등 여건 조성에 나선다. 유통분야는 조직별 경쟁구도에서 소규모 선과장 통합과 거점APC(산지유통센터) 계통출하 확대를 통해 시장교섭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주요 혁신 과제로 ▷제주감귤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 우위 확보 ▷감귤재배면적 조사 등 과학적 관리 ▷감귤 적정 생산량 및 실행방안 진단 ▷품질 고급화를 위한 생산구조조정 추진 ▷1차산업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유통의 고도화 추진 ▷감귤을 활용한 기능성과 향장산업 연구 등을 제시했다.

그런데 2019년까지 추진키로 한 감귤혁신 사업들은 정상적인 추진이 안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사업들은 아직까지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과제중 품질 고급화를 위한 생산구조조정, 농·감협 중심의 계통출하 등 유통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과제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제주대 용역진을 통해 '감귤 적정 생산량 및 실행방안'을 진단했으나 노지감귤 적정 생산량은 제시하지 못했다. 감귤상품최저가격보장제 도입은 오는 2022년으로 연기됐다. 감귤을 소재로 한 기능성 및 향장산업 연구 등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아무리 계획이 좋더라도 로드맵대로 추진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진행과정에서 돌발변수로 인해서 차질이 얼마든지 빚어질 수 있다. 때문에 주어진 기간에 계획대로 진전이 안된다고 나무랄 수만은 없다. 다만 3대 혁신 중 '의식혁신'은 4년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하고 유통하겠다는 농가와 상인의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귤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에선 고품질 감귤 생산을 외치면서 정작 뒤에선 비상품을 몰래 유통시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감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감귤혁신 5개년 계획이 흐지부지 추진돼선 안된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