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밑바닥 사연있는 '논어'에 실천의 공부

오승주의 '공자, 사람답게 사는 인의 세상을 열다'

진선희 기자 / sunny@ihalla.com    입력 2018. 11.09. 00:00:00

공자의 불우했던 유년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자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의 나이는 66세, 어머니는 15세였다. '비정상적'인 나이차의 부모를 둔 공자는 3세 때 아버지를 잃는다. 당시 어머니는 겨우 18세를 넘겼다.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살림이 기울어간다. 친정집이 있는 마을로 이사한 어머니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다. 공자 역시 어머니를 도와 어릴 적부터 힘든 노동을 경험했다.

이는 공자의 내면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서 비참하게 살고 있는지, 하루를 생활하려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어떻게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아가는지 등을 생생히 지켜봤다.

청소년 인문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는 제주 오승주씨가 낸 '공자, 사람답게 사는 인의 세상을 열다'는 마흔의 저자가 20년 가깝게 읽어온 '논어'를 중심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스승이 될 만한 공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에 드는 몇 구절 꺼내놓고 아는 척 하는 '논어' 읽기 대신에 온갖 장애물에 부딪히며 밑바닥까지 굴러 떨어진 아픈 사연이 그 안에 들어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젊은이들은 집에 오면 효도하고 밖에 나가면 공손하며 삼가고 미덥게 하며, 널리 사람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과 친해야 하니, 그렇게 실천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글공부를 한다."

'논어' 학이편의 한 대목이다. 공자에게 공부를 잘한다는 건 실천을 잘한다는 걸 의미했다. 만약 약한 이를 도와주고 강자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게 정의라고 배웠다면 일상에서 공부 내용을 실천해야 한다.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배우고 익힌 것과 거꾸로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가르침은 '논어' 이인편에도 나온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고 행동은 민첩하려고 노력한다." 공자는 실천할 수 있는 것만 가르쳤고 제자들도 공자를 본받아 '말의 무서움'을 알았다. '논어' 공야장편에도 "자로는 듣고 나서 실천하지 못하면 오직 또 들을까 두려워하였다"는 글귀가 등장한다.

책은 '아픈 세상과 함께 아파했던 사람', '논어, 시대의 병을 치료하는 치열한 대화', '공자와 논어에 대한 평가' 등 3부로 나눠졌고 말미엔 '생각이 자라는 질문'을 덧붙여놓았다. 글라이더. 1만3800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