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71)인체자원은행을 아시나요

정밀의료 시대 도래… 연착륙 열쇠는 '인체자원'

조상윤 기자 / sycho@ihalla.com    입력 2018. 11.07. 20:00:00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지정된 전국 17개 대학병원 소재 인체자원단위은행을 한국인체자원은행 네트워크로 구성했다.(사진 오른쪽) 사진 왼쪽은 제주대학교병원 인체자원단위은행 저장실.
2008년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시작
제주대학병원 8년째 '단위은행' 운영
8049명 자원 수집…연구과제 등 활용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의학분야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특별한 결과물이 탄생하고 있다. 2000년 발표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의해 23쌍 46개의 인간 염색체 중에 중요한 유전자의 위치를 표시한 일종의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이후 많은 의학자들은 현재를 '포스트게놈 시대'라 한다. 현대의학은 단백질체학, 개인맞춤의학 등의 시도를 거쳐 최근에는 소위 '정밀의료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정밀의료'란 유전정보, 생활습관 등 개인 건강정보를 토대로 최적화된 진단 및 치료를 적용한다는 개념으로, 의료계에도 불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적용범위 확대와 맞물려 미래의학의 새 지평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정밀의료 실현과 21세기 보건의료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경쟁하는 것이 바로 인체자원 확보 및 인체자원은행 운영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인체자원은행장인 김영리(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인체자원은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김영리 교수
'인체자원(Human Bioresource)'이란 '인체유래물'과 그 인체유래물 기증자의 임상, 역학정보 및 이로부터 분석된 유전정보 등의 모든 정보를 아우르는 용어이다. 여기서 '인체유래물'이란 인체로부터 수집하거나 채취한 조직·세포·혈액·체액 등 인체 구성물 또는 이들로부터 분리된 혈청·혈장·염색체·DNA·RNA·단백질 등을 말한다.

질환에 대한 맞춤치료 및 신약개발 등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보건의료 연구에는 인체자원(인체유래물과 그 기증자의 임상·역학정보 및 이로부터 분석된 유전정보 등)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정밀의료의 열쇠는 인체자원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2001년부터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을 통해 다양한 인구집단 기반 인체자원의 수집·관리·분양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질병 기반 인체자원은 대학병원이나 소규모 인체자원은행을 통해 공급자 중심으로 수집·관리돼 인체자원의 양적·질적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인체자원 관리와 법적 기반 구축과 국내 보건의료 R&D 발전 및 국민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2008년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Korea Biobank Project, KBP)이 시작됐다.

질병관리본부 바이오뱅크과는 충북 오송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운영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지정된 17개 대학병원 소재 인체자원단위은행을 한국인체자원은행네트워크로 구성했으며, 대규모 인구집단 기반 및 질병 기반 인체자원을 수집, 관리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분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체자원은행(Biobank)'은 건강검진·진료·수술 후 진단에 사용되고 남은 혈액이나 조직 등 인체유래물과 관련 정보를 기증자의 동의를 받아 보관했다가 연구 소재로 활용되는 인체자원을 관리해 연구자들에게 분양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을 말한다. 의료 행위 중 발생한 인체자원을 검사 목적으로 다 쓴 후 남은 잉여 검체를 국가가 정한 법정동의서에 동의한 기증자에 한해 그 인체자원을 동의한 연한까지만 보관해 기증자 정보의 익명성을 보장하며 활용하는 것이다. 어떠한 침습적인 시술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타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장기기증·인체조직기증과 전혀 다른 개념이며, 기증절차는 국가가 권고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5년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연보'에 따르면 제주도는 시도별 거주지 관내 의료이용 비율이 92.6 %로 전국 시도 중에 가장 높게 나왔으며,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타 지역 의료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증명됐다. 질병으로 인한 상주인구의 유동이 비교적 적어 각 질환이나 인구통계학적 자료의 수집이나 사후 추적 자료의 수집 등이 타 지역에 비해 용이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016년 발표한 '시군구별 암 발생통계 및 발생지도'에 따르면 15년간(1999년에서 2013년까지) 시군구별, 암종에 따른 암 발생률은 적게는 2배, 많게는 15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돼 지역 특이 인체자원 확보는 지역사회 주민 중심 질병연구에 필수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제주대학교병원이 2011년 17개 대학병원소재 인체자원단위은행 중 하나로 지정돼 한국인체자원은행네트워크에 소속돼 있어 8년째 '제주대학교병원 인체자원단위은행'을 운영해 오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제주도 지역 유일의 국립대병원으로, 인체유래 생물자원 및 정보의 확보 및 활용을 촉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동참해 2011년 이후 인체유래물은행 단위은행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위암, 간암, 폐암, 담관암, 유방암, 갑상선암, 피부암, 혈액암 등의 종양성질환 인체자원과 근골격계 질환, 하지정맥류,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간염, 신경계통의 질환 등 비종양성질환 인체자원을 수집 관리하고 있으며, 2018년 10월 현재까지 8049명(검체 8만5710vials)의 인체자원을 수집해 총 42건의 연구과제에 4855명(검체 7735vials)의 인체자원을 분양하고, 32건의 논문 및 학회 발표 실적을 내고 있다.

제주도에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진 '선천성 희귀유전질환인 피질하 경색과 백질뇌증을 동반하는 상염색체 우성 뇌동맥질환' 일명 CADASIL, 만성육아종, 일명 CGD, 알레르기질환, 각종 만성질환의 연구를 위해서 건강대조군과 질환군을 포함한 지역 인구기반 코호트를 통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주지역 인체자원단위은행에 대한 인체자원 기증자인 도민과 인체자원 분양신청자인 산학의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아져 정밀의료 시대에 발맞춘 의학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학계 안팎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건강 플러스] "누에 쪄낸 '홍잠' 간암 예방 등 효과"
독성 물질 섭취로 인한 암 발생·증식·전이 감소


농촌진흥청은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김은희 교수 연구진과 함께 '홍잠(弘蠶)'이 독성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간암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홍잠'은 완전히 자라 몸속에 견사단백질이 가득 찬 익은 누에(숙잠, 熟蠶)를 수증기로 쪄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을 일컫는다. 지난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명칭으로, '널리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간암은 독성 물질 노출이나 바이러스 감염, 지나친 알코올 섭취 등에 따른 간염과 간경화가 주요 원인이며,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1.5명으로 폐암(35.1명)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건휘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이 '홍잠'(弘蠶)의 간암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진은 시험쥐(래트)를 대상으로 한 간암 억제 효과 실험에서 간암 유발 독성 물질인 DEN을 16주 동안 주 1회씩 투여하는 동시에 홍잠을 매일 1g(60kg 성인 기준 10g)씩 먹였다.

그 결과 DEN만 투여한 시험쥐의 간에서는 많은 악성 종양이 발생했지만 홍잠을 동시에 먹인 쥐는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악성 종양 수가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암화증상인 이핵(Binuclear) 현상이 70%, 악성 종양 증식인자인 PCNA가 58%, 암세포의 전이와 재발 인자인 Ki-67이 50% 감소하는 등 간암 관련 지표도 의미 있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홍잠이 간염과 간경화 억제에도 효과적인 것이 확인됐다.

간염과 관련 대표적인 염증 물질인 TNF-α가 62% 줄고, 간의 손상 여부와 정도를 판단하는 인자인 CYP2E1이 97%, ALT가 41%, AST가 56%, 빌리루빈이 100%, LDH가 83% 줄었다. 간경화와 관련해서도 간의 섬유화 인자인 CoL1a1이 72%, Acta2가 87% 줄었고, 간경화 지표인 GST-pi가 40%, α-SMA가 60% 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해 11월에 차의과학대학교와 공동으로 특허출원했다.

앞으로 항암보조식품으로서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작용 기전 구명과 인체적용시험 등 건강기능식품화를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소량 생산하던 홍잠을 국민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양잠단체 등이 힘을 모아 관련 기술을 농가에 적극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이건휘 부장은 "홍잠을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간암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잠이 양잠 농가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상윤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