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愛 빠지다] (20·끝)'톡톡제주 캠페인'

'이야기하라 서로를 이해할 것이니'

이상민 기자 / hasm@ihalla.com    입력 2018. 11.07. 00:00:00

톡톡제주는 행복나눔제주공동체와 제주청년협동조합이 이주민과 관광객, 선(先)주민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엿볼 수 있게 벌려놓은 이야기 '판'이다.
이주민·관광객·선주민 간 소통운동 2년째 진행
"삶이 다른 데 얘기할 기회 없다보니 오해 생겨"

"제가 거주하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마을이 밤에 너무 어두워 하루는 제가 공무원에게 가로등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대뜸 공무원이 저보고 '이주민이냐'고 묻더라고요. 알고 보니 고산에는 밭이 많아 빛공해가 심하면 밭작물 생육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로등이 드문 것이었어요. 그때 느꼈죠. 옳고 그름을 떠나 같은 문제라도 이주민이 바라보는 것과 주민이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요."

지금 제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톡톡(Talk)제주 캠페인'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지난 2012년 제주로 이주해 한경면에 정착한 민복기 행복나눔제주공동체 사무국장(37)은 이주민과 관광객이 급증한 제주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모두가 터놓고 이야기 할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톡톡제주는 행복나눔제주공동체와 제주청년협동조합이 이주민과 관광객, 선(先)주민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엿볼 수 있게 벌려놓은 이야기 '판'이다. 그동안 제주에서 나고 자라 살면서 혹은 제주로 이주해 삶을 꾸리면서 느낀 솔직한 생각과 체득한 경험들을 모으고, 공유하는 운동을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2년째 하고 있다.

'톡톡(Talk)제주 캠페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이뤄진다. 페이스북(talktalkjeju0)과 인스타그램(talktalk_jeju)에 개설된 '톡톡제주 페이지'에선 그 주 어느 곳에서, 어떤 주제로이야기 할 것인지 미리 공지된다.

가령 제주의 문화를 주제로 세화 벨롱장에서 있었던 '톡톡제주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에 자신의 생각을 간략히 풀어놓으면 행복나눔제주공동체와 제주청년협동조합이 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인터뷰 영상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올려 참가자들의 생각을 모두가 공유한다.

또 주제와 직접 관련된 각계의 사람을 모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올해에는 이렇게 모은 의견을 놓고 다시 의견을 나누는 좌담토론회를 2주마다 열었다. 주제도 제주 교육, 제주에서의 실패,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했다. 어느덧 '톡톡제주 캠페인'이 제주의 신개념 소통문화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서울의 한 구청에선 캠페인을 벤치마킹 하러 오기도 했다.

민 사무국장은 그저 이야기 판을 깔아놓는 것만으로도 제주 사회에선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해 농촌에 살아도 직장을 다닌다면 농사를 짓는 그 지역 주민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지 않느냐"면서 "삶 자체가 다른 데 교류하고 소통할 기회조차 적다 보니 서로 간에 오해가 생긴다. '톡톡제주 캠페인'은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숨죽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민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제2공항 현안의 경우 적극적으로 찬반 활동을 하는 사람들만 의견을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좀처럼 말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주민들이 솔직 당당하게 이야기 할 문화를 만드는 일을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끝>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