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31)알뜨르비행장

아픈 역사의 현장 넘어 평화의 땅으로

백금탁 기자 / haru@ihalla.com    입력 2018. 10.25. 20:00:00

전문가와 함께하는 알뜨르비행장 도슨트 투어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공
비행기 격납고 등 일본 제국주의 흔적 곳곳에
내달 4일까지 도립미술관 아트 프로젝트 눈길


제주 곳곳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과 관련한 역사적 장소가 적지 않다. 특히 올해는 해방 직후인 1948년 제주4·3이 일어난 지 70년째다. 제주는 물론 한국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비극의 사건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흘러도 풀리지 않은 아픔은 아직도 깊은 생체기로 남아 있다. 그러나, 아픈 역사적 흔적 속에서도 우리는 화해와 상생을 희망한다.

알뜨르비행장 주차장과 격납고에 전시된 다양한 예술작품들.
▶'다시, 알뜨르'… 새로운 출발=한해도 저물어가는 이즈음, 제주도립미술관이 아트 프로젝트 '다시, 알뜨르-리부트(re;boot)'를 기획했다. 지난 14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4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쟁과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환기한다. 주최 측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4·3 등 전쟁과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이곳에서 예술과 문화행사를 통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다시, 알뜨르-리부트'의 주제는 역사 속에서 희생돼 부정적 과거로 남겨진 장소 역시 우리의 역사로 인식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알뜨르'는 제주어로 '마을 아래 너른 들판'을 의미한다. 일제강점기 각종 군수물자 등을 실어나르던 비행기의 활주로로 쓰였던 곳으로 비행기를 숨겨뒀던 격납고 등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이 여럿 있다. 또 이를 이웃한 섯알오름은 4·3 당시 집단학살과 암매장 장소로 제주의 아픈 기억을 품고 있다. 아름다움과 슬픔의 양면성을 지닌 오래된 풍경이다.

제주도립미술관 관계자는 기획 의도와 관련 "알뜨르비행장을 일본 제국주의의 어두운 과거의 단면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화합과 평화를 시작하는 하나의 출발로 생각한다"며 "예술·문화행사를 통해 대립적 관점을 줄이고, 미래가치를 함께 그리는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알뜨르비행장에서 열린 아트&플리마켓.
▶아픈 역사의 흔적, 그리고 희망=현장에 가면 격납고와 지하벙커 등의 군사시설은 물론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알뜨르비행장에는 기존 설치작품인 박경훈·강문석의 '애국기 매국기'를 비롯해 2017 제주비엔날레 참가작인 최평곤의 '파랑새', 전종철의 '경계선 사이에서' 등 8개 작품이 주차장과 격납고 등에 전시돼 있다.

여기에 도내 4개 국제학교 연합 아트봉사단체 모다아트의 작품이 추가됐다. 행사기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도슨트 운영, 자전거 투어, 스탬프 랠리 이벤트 등이 이어진다.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말한다.

자전거 투어는 안내소 옆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탬프랠리는 우선 제이스탬프 어플을 다운로드한 이후, 4곳 이상의 안내판 QR스캔을 받으면 안내소에서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난 14일 진행된 개회식에서 서경덕 교수의 토크콘서트, 전문가와 함께하는 알뜨르비행장 도슨트 투어, 아트&플리마켓 등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