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편집국 25시] 학원, 안보내도 되나요?

오은지 기자 / ejoh@ihalla.com    입력 2018. 10.18. 00:00:00

주변 지인들에게 아이를 왜 학원에 보내느냐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제각각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아이가 공부를 힘들어해서, 다들 보내니 뒤처질까봐 혹은 아이가 원해서(친구따라). 또 직접 가르쳤다가는 '화병'에 제 명에 못살 것 같아서 보낸다고도 했다. 각양각색의 이유 속에서도 공통분모는 있었다. 공교육에 확신이 없어서다.

역대 정부에서 지난 십수년 동안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많은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사교육비 부담'은 아직도 교육계 현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는 정책들이 사교육 시장에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논술이 강화되면 논술대비학원이, 내신이 강화되면 내신준비학원이, 최근엔 소프트웨어교육 필수화에 대비한 '코딩교육'학원에 몰린다는 얘기가 들린다. 달라지는 입시제도, 교육과정에 따라 사교육 시장도 대응하며 변화하는 것이다.

일부 교육계에서는 급진적인 정책, 섣부른 교육정책의 반복, 오락가락 뒤집히는 정책에 불안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사교육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학생,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킨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과정을 보더라도 '백년지대계' 교육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정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경쟁해야하는 현행 입시제도 안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살아남는 방법으로 택하는 사교육 의존 현상을 나무랄수만 없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 7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석문 교육감이 사교육비 부담 해소 방안 마련과 관련 "획기적으로 진전시키겠다"고 호언했다. 학부모들이 굳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 뿌리깊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오은지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