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30) 새별오름

출렁이는 은빛 억새물결… 추억도 차곡

오은지 기자 / ejoh@ihalla.com    입력 2018. 10.11. 02:00:00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을 찾은 이들이 오름정상에서 억새와 함께 제주의 가을을 즐기고 있다. 한라일보 DB
가벼운 산행 묘미에 억새 장관까지 감상
웨딩촬영지로 인기… 해질녘 장관은 덤


이맘때면 제주 곳곳은 억새천국이 된다. 발길 닿는 곳마다 꽃을 활짝 피운 억새가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춤을 추는 억새의 향연이 장관을 이루고, 가을햇빛에 더욱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홍억새'로 불리는 '핑크뮬리 그라스'가 색을 뽐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지만 지난 9일 새별오름에는 은빛 억새를 보러 온 관광·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빛깔이 화려하지도, 달콤한 향기도 없는 소박한 풀은 척박한 땅에 꿋꿋하게 튼실한 꽃대를 키우는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특히 새별오름은 가벼운 산행의 묘미를 느끼며 은빛 억새 물결까지 감상할 수 있다.

부산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40대 여성은 일정을 변경하고 억새를 보려고 딸과 단둘이 새별오름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억새야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제주의 오름에서 간단히 걸으며 이렇게 많은 억새를 보기 힘들어 일부러 찾아왔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한 관광객은 인터넷으로 억새 여행 명소를 검색하고 일부러 새별오름을 찾았다.

온 가족이 함께 또는 친구, 연인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새별오름을 오르다 멈춰서 억새를 즐긴다.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 남기기에도 여념이 없다.

"억새가 많이 나오게 찍어야지" "억새를 잡아봐. 포즈는 말이야 이렇게…" ''인생샷'은 지금'이라는 듯 어떻게 하면 억새가 또는 자신이 예쁘게 나올까 '포즈 잡기' 토론도 벌어진다.

새별오름은 나름 '웨딩촬영 명소' 중 한 곳이다. 셀프웨딩촬영을 하려는 듯 편안한 블랙 앤 화이트 커플룩을 입은 예비신랑, 신부가 카메라와 삼각대, 꽃화관을 직접 들고 오름을 오른다. 한쪽에선 촬영팀을 거느린 예비 신랑, 신부의 웨딩촬영이 또다른 볼거리가 된다.

해질녘 새별오름은 또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구름 사이로 빼꼼 빛을 발하는 노을과 한 눈에 펼쳐지는 야트막한 오름, 시원하게 펼쳐지는 들판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새별오름으로 가는 길, 평화로 드라이브도 작은 추억을 선사할 여행코스다. 길가 곳곳에서 살랑이는 억새를 스치듯 감상하고(다만 감질이 나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바다의 수평선과 비양도, 오름 능선이 이어지는 제주의 멋들어진 풍경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일몰이 더해지면 한 폭의 명작이 따로 없다.

늦가을까지 오래 꽃을 피우는 억새와 함께 깊어가는 제주의 가을 정취를 한껏 만끽해보면 어떨까. 오은지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