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愛 빠지다] ⑬ 식물동화

밥 짓고 함께 먹는 우리는 제주사람

표성준 기자 / sjpyo@ihalla.com    입력 2018. 10.04. 00:00:00

'당신의 탐라밥상을 고라줍서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상엽 삼달다방 방장이 제주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 이주민·정주민과 함께 레시피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당신의 탐라밥상을 고라줍서' 등 프로젝트 개발
이주민·정주민 제주 식재료 활용 음식·추억 공유


제주에 찾아든 이주민과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정주민이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식사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소울 푸드'를 매개로 레시피와 추억을 공유하고, 삶의 지혜를 나누는 프로젝트 '당신의 탐라밥상을 고라줍서예~(이하 '탐라밥상')'이다.

지난 10월 1일 오후 5시,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다방에선 방장 이상엽씨가 저녁식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1시간쯤 후 이름도 생소한 '제주밀 딱새우 수제비와 멍게보리밥'이 식탁에 올랐다. 탐라밥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주민과 정주민 10여명이 세번째 모인 자리였다.

탐라밥상은 제주의 자생식물을 테마로 생태동화 만들기 작업을 진행 중인 식물동화(대표 이정희)가 정착주민의 지역공동체 조성사업으로 기획한 이주민과 정주민 융합 프로그램이다. 제주의 식재료를 이용해 정주민은 제주음식에 대한 추억과 전통 레시피를 이야기하고, 이주민은 로컬푸드에 대한 새로운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각자의 삶 안에 뿌리 내리고 있는 소울푸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사업이다.

1회 탐라밥상은 이주민인 성경원 성공회 신부가 어린시절 추억의 음식을 만들어 공유했다. 2회 탐라밥상 역시 리투아니아 출신 이주민인 아그네(Agne Latinyte) 작가가 추억의 돈까스를 만들어 레시피를 공개했다. 탐라밥상은 이렇게 10회까지 진행된 뒤 전통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시킨 제주컨셉푸드가 만들어지면,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기념 레시피북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정희 대표는 "로컬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향토음식을 개발하고 밥상에서 나눌 수 있는 추억의 스토리와 각 지역의 전통적인 요리 방식이 갖는 의미와 지혜를 경험하도록 했다"며 "이 과정을 기록해 미니북으로 제작하고, 11월 중에는 일일 레스토랑을 열어 연구한 밥상 메뉴를 소개하는 'New 탐라밥상 홍보전'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향후 진행될 일일쉐프들의 요리도 공개했다. 고구마돌래떡과 풋귤쥬스, 고메기탕수육과 메밀범벅, 고등어샌드위치와 매콤떡볶이, 갈치국과 지슬낭푼밥상, 고사리육계장과 해초메밀전, 해물황칠백숙과 녹두죽, 매콤생선찜과 무밥.

작가와 문화예술 콘텐츠 기획·컨설팅, 큐레이터 등 이력을 지닌 이 대표는 식물동화를 설립한 뒤 이주민의 시각에서 제주를 새롭게 해석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다. 지난해 진행한 '대천 마을을 소랑햄수다'는 이주민과 정주민이 함께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마을을 사진으로 담아낸 뒤 전시까지 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돼 도민을 위한 힐링 워크숍으로 진행한 '제주신화 속 꽃의 의미를 찾아'는 올해 2년차 사업으로 이어졌다.

독특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주민과 정주민 융합 프로그램은 이렇게 계속 진화하고 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