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공직 혁신은 합당한 인사에서부터

현영종 기자 / yjhyeon@ihalla.com    입력 2018. 10.01. 00:00:00

중국의 유명 훠궈체인인 '하이디라오(海底撈)'가 지난 26일 홍콩증시에 상장됐다. 시가총액이 940억 홍콩달러(약 1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륙 음식점 브랜드다. 상장하자마자 10%이상 주가가 올라 10억 달러(1조1165억원)의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창업자 장융은 24년 전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의 젠양(簡陽)시에서 탁자 4개를 놓고 식당을 시작했다. 지금은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대만·싱가포르·일본·미국 등 전 세계 363곳에 매장이 세워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얼마 전 한국에서도 문을 열었다. 훠궈는 즉석에서 끓는 국물에 고기·해산물·야채 등을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요리다.

호사가들은 성공비결을 '정상적이지 않은 서비스'에서 찾는다.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네일아트를 해주거나, 신발을 닦아주는 등 서비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과일을 무료로 주고 새우껍질을 까주기도 한다. 포커·장기·바둑 등 오락거리는 물론 식사중에는 안경을 착용한 손님들을 위해 안경닦이를 제공한다. 따뜻한 물수건을 15분마다, 머리가 긴 여자 손님을 위해 머리끈까지 제공할 정도다. 특별한 날에는 면발을 뽑아 즉석에서 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중국의 경영학자 황티에잉은 2011년 출간한 '당신은 하이디라오를 따라할 수 없다'라는 책을 통해 성공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은 바로 직원이다". 직원들에 대한 하이디라오의 대우는 놀라울 정도다. 식당 근처의 깨끗하고 시설이 좋은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한다. 에어컨·난방시설은 물론 TV·냉장고·인터넷은 기본이다. 2~3곳의 숙소를 묶어 식사·빨래를 챙기는 도우미도 뒀다. 연봉도 요식업계 평균의 두배에 이른다. 우수 직원 부모에게는 보조금을 주고 효도여행까지 보내준다. 자녀가 있으면 학자금도 100%까지 지원한다.

하이디라오는 더불어 현장에 가능한 많은 권한을 위임한다. 구매담당자에게는 30만 위안(4900여만원)까지 결재 재량권이 주어진다. 점장은 3만 위안(490여만원)까지 알아서 돈을 쓸수 있다. 서빙 직원은 한 테이블의 음식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객의 옷에 음식을 쏟거나 실수로 음식이 바뀌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서다.

승진 인사를 놓고 제주지역 공직사회가 술렁인다. 제주자치도청 개방형직위에 선거공신이 대거 채용되며 도청 내외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양영식 의원은 지난 21일 열린 제364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중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개방형직위 공모에 따른 선거공신 내정' 문제를 제기하며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양 의원은 "공직혁신, 소통확대, 공약실천을 위한 명분이 있어 보이지만 지금 원도정은 캠프·코드·공신 인사에 치중한 무늬만 공모인 공모제를 시행하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한 행정시에서는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감사위 감사에서 일부 잘못된 행태가 사실로 확인되며 푸념으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됐다.

하이디라오는 독특한 인사시스템을 통해 모두에게 승진의 기회를 부여한다. 실제 재무회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든 임원이 말단에서부터 시작했다. 누구나 승진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내 일처럼 헌신하는 것이다. 무수한 식당들이 하이디라오를 베껴갔지만 결코 따라 잡을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제대로 대접하지 않으며 헌신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매한가지다. '제주가 커지는 꿈'을 슬로건으로 내건 원희룡 도정이 깊이 새길 일이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