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성준의 편집국 25시]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진실

표성준 기자 / sjpyo@ihalla.com    입력 2018. 09.27. 00:00:00

지난해 12월, 조모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도정에 부역한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폭로한 일이 있었다. 조씨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때 원도정의 왕실장으로 불렸던 이가 자신에게 공직사회 블랙리스트를 작성케 하고, 언론사를 사찰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 대가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왕실장의 동창이기도 한 건설업자를 통해 월 250만원씩 모두 2750만원을 받았으며, 이후 직장(신화역사공원)을 알선시켜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기자회견 다음 날 제주경찰청을 찾아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스스로 피의자가 됐다. 내용만 보면 지방선거를 앞둔 원 지사에게 메가톤급 폭탄을 안겨줄 만큼 위력적이었지만 이후 '조용히' 경찰·검찰 수사를 거쳐 재판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도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당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왕실장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언론에 조00의 사기성 행태를 부각할 것.' 조씨를 브로커로 몰아 내부고발(기자회견)의 역풍을 차단하기 위한, 제주도청 공보관을 내세운 대언론 전략까지 세워서 시행할 만큼 치밀했음을 보여준다.

사법기관에 제출된 증거물 중엔 풀네임만도 147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조씨의 취재수첩이 있다. 2014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의 일들이 기록된 이 수첩에는 2014년 원캠프에서 활동한 관계자의 임원 채용, 사업 변경 전 왕실장과 사업자측 관계자들의 만남, 원 지사 지인의 건설현장 '함바' 운영권 획득 등 요즘 제주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신화역사공원 관련 내용들도 기재돼 있다.

제주도의회가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요구서를 부결시켜 온·오프라인이 시끄럽다. 하지만 취재수첩 내용이 사실이라면 행정사무감사나 행정사무조사로 진실을 파헤친다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지금 도의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검찰 고발이다.

<표성준 정치부 차장 >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