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愛빠지다] (10)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

"마을공동체 잇는 작은 연결고리"

채해원 기자 / seawon@ihalla.com    입력 2018. 09.13. 00:00:00

도시 아이들의 농촌생활을 지원하는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마을과 공동체를 살리는 활동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 제공.
학교살리기 차원 도시 아이들의 시골생활 지원
가족형으로 확대… 귀농귀촌인큐베이터 역할도
토박이·정착민 문화장벽 해소 위한 '혼디'사업

"도시공해에서 해방, 주변이 생태학습장, 학교공부보다 노는 공부를 더 많이 합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에 위치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2012년부터 농촌의 귀중함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도시 아이들의 농촌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통폐합의 위기에서 풍천초등학교를 구해내기 위해 설립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마을·공동체살리기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0년 학생수가 28명에 불과했던 풍천초등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됐다. 12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라는 교육부 지침 때문이다. 2년간의 고된 싸움 끝에 마을 사람들은 '학생수가 29명을 넘으면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유예조항을 얻어냈고 학교를 살리는 방법으로 고안한 것이 바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다.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2012년 4명의 유학생을 유치하며 통폐합의 위기에서 학교를 살려냈다. 지금까지 총 28명의 아이들이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를 거쳐갔고 이들은 6개월간 보리밟기, 우영팟 만들기, 승마프로그램 등을 체험하며 농촌의 가치를 배웠다.

지난 2015년부터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의 활동 영역은 자연스럽게 학교살리기에서 마을살리기로 확대됐다. 그때부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가족형 유학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이는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가족형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정착민들은 제주생활을 미리 체험하며 삶의 터전으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해봤다.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이들을 위해 귀농·귀촌 정보는 물론 도내에서 진행되는 귀농귀촌교육프로그램을 연결시켜줬다. 그 결과 제주살이를 결정하고 신천리에서 살고 있는 가족만 5가족이나 된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엔 토박이과 정착민 간 벽을 허무는 혼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혼디사업은 문화적 차이에 대한 교육을 받은 토박이, 정착민 여성활동가 '혼디'가 제주살이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두 집단이 어우러질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는 사업이다. 마을 주민들과 제대로 부대끼지 못했던 정착민 어멍(60%)과 신풍리 토박이 어멍(40%)으로 구성된 혼디는 '마을길 걷기', '영화같이보기', '공예체험 같이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마을사람들은 서로 교감하며 벽을 허물었다. 인사만 나누던 이웃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주살이 코디네이터 '혼디' 1기이자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정연(40)씨는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를 토박이와 정착민을 연결하는 큰 연결고리라 할 수는 없지만 마을사람들을 서로 잇는 역할을 일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교를 살리기 위해 시작했던 활동이 마을과 공동체를 살리는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