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의 편집국 25시] 장애물 투성이

박소정 기자 / cosorong@ihalla.com    입력 2018. 08.23. 00:00:00

지난달 24일 제주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 휠체어를 탄 한 의원이 의장석 바로 앞에 마련된 연단이 아닌 별도의 연단에서 장애인으로 살아온 그간의 어려움을 눈물로 전하며 우리에게 메시지 하나를 던진다. 그것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UD) 제주'의 실현이었다.

김경미 도의원의 5분 발언은 그 때도,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연령·성별·국적에 관계없이 모두가 제품·건축·환경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도 '50년간 차별적인 삶을 살아왔다'던 그가 외친 '차별없는' '모두를 위한'이란 의미가 담긴 이 정책의 필요성이 각인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4년 전 유니버설 디자인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앞서 제주에 유니버설 디자인 기틀 마련을 위해 제주의 관련 단체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사안이었다. 이에 제주에는 관련 조례가 제정됐고 학술용역을 통해 '제주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계획 및 가이드라인'도 나오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실천된 사례는 미미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 참에 2016년 발표된 '제주유니버설 디자인 기본계획 및 가이드라인 학술용역보고서(최종)'를 찾아 쭉 훑어봤다. 읽어 내려가면서 느낀 점은 한마디로 제주는 '장애물 투성이'였다. 보행공간만 놓고 보더라도 넘어지거나 부딪혀 다칠 위험이 있는 장애요소가 곳곳에 존재한다는 내용은 제주의 유니버설 디자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주 유니버설 디자인을 위한 사업 추진과 활성화 방안도 담겼다.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구성부터 생활환경에 원활한 정착·확대를 위한 '제주UD인증제도' 도입, 도민인식 개선, 전문가양성 등 여러 제언들이 포함됐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다시 공약으로 내세운 민선 7기 제주도정, 해야할 일이 많다. <박소정 편집부 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