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60)해수욕장의 불청객 해파리

수온 높아지며 종류·개체수 증가… 환자도 늘어

조상윤 기자 / sycho@ihalla.com    입력 2018. 08.02. 00:00:00

지난 7월 조천읍 함덕함덕해수욕장에 출현한 독성 해파리를 수거하고 있는 제주시 해상 안전요원들.
가려움·통증 동반… 호전·악화 반복
현지 구급대 지원으로 응급처치해야
제주대의전원 '칼슘차단제 도움' 발견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난다. 특히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국의 해수욕장은 발 디딜 틈이 없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해수욕장은 예기치 않은 불청객으로 좋지 않은 추억이 생기기도 한다. 바로 해파리로 인한 불편함이다. 해수욕장에서 갑자기 따가운 느낌과 함께 발진이나, 통증,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해파리에 쏘였을 가능성이 크다. 해파리는 수온 상승과 해류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 출현하는데 여름철에는 수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강영준 교수의 협조로 여름철 해수욕장의 불청객인 해파리에 대한 정보와 대처 방안을 알아본다.

우리나라 바다에 출현하는 독성해파리들.
▶해파리의 증가

최근 연이은 폭염으로 작년보다 30%나 많은 온열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폭염은 사람 뿐만 아니라 바다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국립수산과학원이 1968년부터 2015년까지 한반도 주변 표층 수온 변화를 분석한 결과 48년간 1.11℃가 상승했다. 동해는 1.39℃, 서해는 1.20℃, 남해는 0.91℃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이 0.43℃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지난달 28일부터 한반도 연안의 수온이 최대 7℃나 상승했다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파리 출현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해파리

수족관에 빠지지 않고 전시되는 해파리는 바닷물 속을 유유히 떠다니는 특유의 모습 때문에 어린이 애니매이션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파리는 보기와는 다르게 촉수에 자포세포가 있어 다른 물체와 접촉하게 되면 용수철 같이 말려 있는 침이 터져 나오면서 박히게 되는 자포동물에 속한다. 자포동물은 크게 두 종류인데 말미잘이나 산호처럼 바위에 붙어 생활하는 폴립형과 해파리와 같이 유영하는 메두사형이다. 수족관에서 보듯이 해파리는 촉수와 몸을 움츠렸다 펴면서 움직이는데 그렇지 못한 종류는 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정지돼 있는 수조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

▶제주에서 발견되는 해파리

10여년 전에 보고됐던 해파리 손상은 주로 해외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해파리에 쏘인 후 국내로 돌아온 환자들이었으나 수온 증가 및 해류 영향으로 국내 인근에서 발견되는 해파리 종류와 개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발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해파리의 종류로는 보름달물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 야광원양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작은부레관 해파리, 유령해파리, 두빛보름달해파리, 푸른우산관해파리, 라스톤입방해파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라스톤입방해파리, 작은부레관해파리, 원양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해 쏘였을 경우에 통증, 가려움, 발작, 심지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영준 교수
▶해파리의 독소

해파리의 독소는 앞서 소개한 것 처럼 해파리 촉수를 건드리게 되면 촉수에 있는 수많은 자포에서 독침이 나온다. 죽은 해파리일지라도 독침이 발사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만지지 않는게 좋다. 해파리 종류에 따라 독성의 정도도 다르고 종류도 다르다.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독성이 거의 없어 손으로 만질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해파리가 더 많아 2012년 해파리에 쏘였던 8세 여아가 사망했던 경우도 있었다. 해파리에 쏘이게 되면 대부분 촉수의 모양을 따라 피부에 자국을 남기게 되며, 심한 경우 궤양을 형성하기도 한다.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며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입방해파리의 경우 크기는 매우 소형이나 용혈독성과 심장독성을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더구나 투명한 몸체여서 물 속에서는 주의 깊게 살펴봐도 발견하기 어렵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의 치료

해파리에 쏘이게 되면 현장에서 바로 응급처치를 시행하는게 좋은데 일단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물렸던 곳에서 나와 안전한 육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 독소가 더 침투하기 전에 씻어내는데 생수는 더 많은 자포를 터뜨리므로 금물이다. 소변으로 씻어낸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 역시 금물이다. 주변의 바닷물로 씻어내거나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이 낫다. 유령해파리나 입방해파리의 경우 따뜻한 물은 효과가 없고 식초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해파리에 물렸을 경우에는 해수욕장에 위치한 구급대를 찾아 해파리에 쏘였음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쏘인 부분에 침이 보이는 경우 손으로 만져서 뽑아서는 안되며 카드 등으로 밀어서 빼내도록 한다. 해파리에 쏘인 이후 통증을 줄이는 데는 아이스팩보다는 핫팩이 더 도움이 된다. 가려움과 염증에 대해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가 도움이 된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해파리 독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칼슘차단제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후속연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