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무사증의 두얼굴, 신의 한수 vs 불법체류

김성훈기자 / shkim@ihalla.com    입력 2018. 07.16. 09:07:37

한때는 '신의 한수'로 평가됐다. 한해 10만명 안팎에 불과했던 외래관광시장이 수년새 수백만명대로 몸집을 불리는데 1등공신 역할을 했다. 무사증제도가 그것이다. 이랬던 무사증제도가 최근 뜨거운감자가 됐다. 관광환경이 변하면서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호평 일색이던 시선은 "왜 필요하지?"라며 의문을 달기 시작했다.

 불법체류 목적으로 무사증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팩트도 있지만 제주 관광시장 환경이 무사증제도가 막 시작됐던 10여년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게 시선변화의 결정적 이유가 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오면 다 잘 살줄 알았다. 제주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은 그렇게 생각했고 행정도 그랬다. 그러다 보니 "되도록 많이~많이~"라며 양적성장에만 초점을 맞춘게 사실이다. 최근 5년새 제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지난 2016년에는 무려 300만명을 넘어섰다. 더불어 내국인도 급증하면서 제주는 매년 1500만명 안팎이 북적거리는 섬이 됐다. 이는 제주관광시장에 예기치 않은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관광객이 오면 올수록 갈등이 양산되고 도민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는 사실을 언제부턴가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성장이라는 단꿈에 가려졌던 삶의 질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어찌보면 배부른 투정일수도 있을게다. 제주는 현실적으로 관광이 아니면 지역경제를 꾸려나갈만한 산업이 거의 없다. 냉철히 볼때 제주는 관광이 아니면 먹고살기 힘든 섬인게 사실이다.

 관광객이 넘쳐나고 이들을 겨냥한 자본이 뛰어들면서 제주섬이 변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수용을 위해 개발이 뒤따르면서 청정환경이 훼손되는 일이 빈번해졌고 지역발전과 자연보호라는 경계를 줄타기 하다 제주사람들간 갈등을 불렀다. 청정바다는 오염되고 있고 섬 내륙은 쓰레기로 덮였다. 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도로는 서울 못지않은 체증이 반복돼 스트레스를 주고 있고 서민들은 집값 폭등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했다. 도시화가 가속되며 인심도 예전같지 않다. 제주사람들이 인내할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다보니 제주사람들은 오는 손님이 귀찮아졌다. 또 손님은 손님대로 대접을 못받아 불만이다. 지금 제주관광, 딱 이모양이니 그야말로 위기라 아니할수 없다.

 제주 입장에서 무언가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말이다. 무사증제도가 그 우선순위에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무사증제도가 도입된 이후 제주에 거주중인 불법체류자가 1만명을 넘어선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불법체류자들에게 제주 지역경제의 또다른 버팀목인 건설분야 한켠이 완전히 잠식돼버렸다. 무사증제도의 역기능이 관광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이젠 제주의 치안문제로, 더불어 건설시장 불안정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 몇몇이 무사증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제는 전국적인 문제로 이슈화됐다. 무사증제도가 이슈화되면서 언론들이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기사에 딸리는 댓글수도 엄청나다. 댓글은 민심이라 하던데…. 이젠 없애자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지금껏 제주경제를 지탱해왔고 앞으로도 버팀목이 돼야하는 하는 관광의 신의 한수가 제주사회에 아킬레스가 되버렸다. 무사증제도를 무작정 없앨수 없는게 곧 현실이라는 얘기다. 제주 입장에서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무사증 문제를 짚어야 하는 것이다. 관광객도 유치하고 불법체류 등 극단적 역기능을 솎아낼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어느때보다 필요한때다.<김성훈 편집부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