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도시숲,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현영종 기자 / yjhyeon@ihalla.com    입력 2018. 06.18. 00:00:00

며칠 전 서울대 횽윤철 교수가 초미세먼지 관련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만1924명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홍 교수팀이 세계보건기구(WHO) 방식을 적용해 전국 권역별 사망자를 산출한 결과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조기사망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보고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경우 2060년이면 지난 2010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인도와 함께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대기오염이 악화되는데다 인구구조가 초고령사회로 변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미세먼지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미세먼지만 놓고 보면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 5월 1~25일 사이 하루 평균 미세먼지 수치는 서울이 39.52㎍, 제주는 37.56㎍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시기에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는 서울 21.32㎍, 제주는 19.88㎍ 이었다.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몸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고, 쉽게 빠져나오지도 않아 인체에 더 해롭다.

세계 많은 나라들은 미세먼지 해법으로 '녹지'에 주목한다. 미국은 숲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행복 향상 등을 위해 일찍부터 도시숲 조성에 노력해 왔다. 민간과 기업의 참여도 적극걱이다. 싱가포르는 정원 속 도시를 만들기 위한 '파크 커넥터(Park Connector)' 프로젝트를 수십년째 진행하고 있다. 도시를 가로지르던 철도 수송로를 녹지공간으로 바꾸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은 주요 도시에 수직숲 건설을 추진중이다. 현재 류저우시에 시험 추진중이며, 성공한다면 난징·상하이·선전 등 다른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들은 도시숲을 '미세먼지 필터'라고 말한다. 도시숲은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이산화황 등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줄여준다. 홍수 방지, 냉·난방 에너지 절감,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에 조성된 4곳의 도시숲이 1년간 364㎏에 이르는 미세먼지를 먹어 치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가정용 공기청정기 100대를 46년 동안 가동해야 처리 가능한 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숲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능 기초자료 분석' 결과다.

제주지역 도시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라질 위기다. 오는 2020년 7월이면 이름 뿐인 도시공원이 도시계획상 공원 시설에서 해제되기 때문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일몰제에 따라 2020년 6월 30일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효력이 상실된다. 제주지역에 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모두 43곳으로 총면적은 694만㎡이다. 이 가운데 재원이 없어 매입하지 못한 사유지는 446만㎡로 전체의 64.0%에 이른다.

도시공원에 대한 정부·지자체의 정책은 사실상 무대책에 가깝다.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지키고 가꾸려는 노력은 등한시 했다. 제주자치도는 2014년까지 370억원을 들여 50만㎡를 사들인 이후 매년 10억원 안팎의 예산을 편성·집행하는데 그쳤다. 이들 사유지를 모두 매입하려면 5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지원 또한 시늉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도시공원 관리를 지자체의 고유 업무로 보고 지원을 등한시 해왔다. 서울시는 도시공원 관련 지난 4월 지방채 발행 계획을 내놨다. 다른 시·도들 또한 지방채 발행이나 민간공원 조성 등 대안을 모색중이다.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우리만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