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북돌아진오름~괴오름~목장길~삼나무길~왕이메오름~농로길~고수치오름~돔박이오름~목장길~대비오름

여섯 오름 오르내리며 느끼는 싱그러운 봄의 정취

조흥준 기자 / chj@ihalla.com    입력 2018. 03.28. 20:00:00

북돌아진·왕이메·고수치·돔박이·대비오름 등 탐방
복수초·변산바람꽃·새끼노루귀 등 이른 봄꽃 반겨


한라일보가 진행하는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봄과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제주의 오름·둘레길 등을 자연과 함께 걸으며 즐기는 에코투어의 색다른 여정을 총 15차례에 걸쳐 지면에 소개한다.

지난 17일, 평소보다 이른 에코투어 일정 소식에 신청자들 모두 의아해하면서도 반가운 얼굴로 집결지인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으로 모였다. 이번 코스엔 오름이 무려 여섯 개나 포함돼 있었다. 오름과 둘레길 중심으로 코스를 짜긴 하지만 한 번에 여섯 오름이나 오르는 경우는 첫 시도였다.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 여러 오름을 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높이가 낮고, 또 많이 알려진 오름들이라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의 첫 투어인만큼 탐방객 모두 마음과 복장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7일 올해 첫 에코투어에 나선 참가자들은 여섯 오름을 오르내렸다.
첫 시작은 정상 가까이에 있는 암벽이, 커다란 북이 걸려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북돌아진오름이다. 좁고 거친 등산로로 인해 오름꾼들에겐 괴오름과 함께 남성미가 강한 오름이라 불린다. 북돌아진 양옆으로 괴오름과 새별오름이 보였다. 특히 들불축제를 끝내고 난 새별오름은 가시덩굴 등으로 무성한 다른 오름과 더 대비돼 황량하게 보였다. 따가운 덩굴 속에서 봄소식을 먼저 알려준다고 하는 야생화 복수초가 드문드문 피어 탐방객들을 반겼다. 폭낭오름과 함께 제주도 복수초 군락지이기도 한 북돌아진오름과 괴오름은 이어진 능선을 따라 걸을 수 있어 한꺼번에 등반하기 좋았다. 그 길을 따라 북돌아진 정상을 지나서 바로 괴오름으로 향했다. 산세는 험했지만, 전체적인 코스 길이는 짧은 편이었다. 하지만 새로 시도하는 코스인지라 탐방객들은 중간중간 멈춰 서서 표식이나 진입로를 찾아야 했다.

새끼노루귀.
누군가 많이 오르던 오름들이 아니냐는 말에 한 탐방객은 "자주 올라가고, 잘 알고 있는 오름도 코스가 바뀌거나 거꾸로 가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낯선 길을 찾아 여럿이 함께 걷는 것이 에코투어의 매력인 것 같다"고 답했다. 선두와 후미가 떨어지지 않게 중간중간 연락을 취하며 이어진 두 오름의 등반을 마쳤다. 오름 사이의 연결로인 삼나무가 가득한 숲은 따뜻한 봄의 햇빛과 겨울의 찬 바람이 함께 어우러져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는 것만 같았다.

다음 목적지는 왕이메오름이었다. "동쪽에 산굼부리가 있다면 서쪽에는 왕이메오름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낮은 지대의 원형분화구가 잘 갖춰진 오름"이라는 이권성 소장의 설명처럼 정상보다는 분화구 안에서 탐방객들의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바람과 소리를 모두 빨아들이는 듯한 깔때기 모양의 분화구는 안팎으로 장엄한 풍광을 연출했고, 커다란 원형 무대를 떠올리게 했다.

현호색.
예전에는 분화구 안에서 집을 짓고 살거나 농사를 짓고, 특히 왕이메오름에서는 왕이 머물며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 설명에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내부에는 덩굴과 억새,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다양한 식생이 분포해 있었다. 아직 봄나물은 보이지 않았지만, 변산바람꽃과 새끼노루귀도 곳곳에서 피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었다. 오름을 내려와 배를 든든히 채우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고수치오름과 돔박이(동백)오름도 왕이메오름 주변에 위치한 독특한 이름의 오름들이다. 두 오름 다 높지 않고 서로 이어져 있어 지나고 나서야 한꺼번에 지나쳐 왔다는 것을 깨달았을 정도로 집중해서 걷고 또 걸었다.

돔박이오름을 내려와 건물을 지나니 목장길의 푸른 벌판이 눈에 들어왔다. 다섯 오름을 지나고 난 뒤라 긴장이 풀린 건지, 푸른 평야가 마음을 놓게 한 것인지 탐방객 모두 짐을 내려놓고 쉬면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휴식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마지막 목표인 대비오름으로 발길을 돌렸다. 두 개의 분화구를 가진 야트막한 오름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오름 정상의 풍경은 이번 에코투어의 정점을 찍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라산과 주변에 펼쳐진 오름 군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풍광이었다. 탐방객들은 다시 한번 단체 사진을 남긴 뒤, 소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들이 방금 다녀온 오름과 다른 오름들의 위치를 손으로 일일이 짚어가며 확인을 했다.

개구리발톱.
이번 에코투어의 최고령자인 전건영(69·제주시 외도1동)씨는 "평소 걷는 걸 좋아하는데 겨울 내내 움츠러 있다가 오랜만에 걸어서 그런지 힘이 든다"면서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씨에 햇볕과 맑은 공기를 쐬며 걸으니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 같다"며 투어 소감을 밝혔다. 처음 시도한 여섯 오름의 등반과 2만2000보가 넘는 걸음에도 탐방객들은 오히려 아쉬워하며 올해의 첫 번째 에코투어를 마무리했다.

한편 오는 31일 진행되는 2차 에코투어는 신화역사로~남송이오름~태역밭길~안덕곶자왈~문도지오름~저지곶자왈~올레길~비밀의숲 코스로 진행된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