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 일본영화 특유의 따뜻한 색감 '감상'-나리타주&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홍희선 기자 / hshong@ihalla.com    입력 2018. 03.08. 20:00:00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열애 이야기 '나리타주'
시공을 초월한 감동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월, 봄이다. 아직까지는 꽃샘추위로 실감할 수 없는 봄이지만 특유의 따뜻한 색감을 살린 일본 영화 두 편을 소개해본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로 유명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신작 '나리타주'와 인터넷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에 쓰인 편지가 시공을 초월해 감동을 전하는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나리타주=고등학생 '이즈미'는 자신에게 연극반 가입을 제안한 '하야마' 선생을 좋아하게 된다.

'이즈미'의 졸업 후 두 사람은 연극 준비를 위해 다시 만난다. '이즈미'는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또래 '오노'와 사귀지만 '하야마' 선생을 향한 마음을 완전히 접지 못한다.

그때 그 사람, 사랑이었을까? 딱 잘라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워도, 돌이켜 보면 그를 향한 감정이 생생할 때가 있다. 그런 당신이라면 '나라타주'에 어느 정도 공감할 것 같다. 고등학생 제자가 성인이 되어 교사 앞에 나타나고, 두 사람은 사랑인 듯 아닌 듯 복잡미묘한 관심과 애정을 주고받는다.

140분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사제 간이던 두 사람의 과거부터 연극을 준비하는 현재까지 절절한 에피소드가 쌓인다. 관계를 성실하게 설명해내다보니 진지하다 못해 양쪽의 감정이 긴 시간동안 이어진다. 절절함도 너무 오래 지속하면 조금씩 구차해지기 마련인 것 같다. 15세이상관람가. 140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 든 3인조 도둑 아츠야, 쇼타, 고헤이는 잡화점 문 틈으로 생선가게 뮤지션이라고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이 편지가 32년 전에 쓰여진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장난 삼아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는 사이 또다시 편지가 도착하고,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우연이 아니라 연결된 것임을 알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32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편지로 인생의 경로가 변한 이들과 그들의 피드백을 다룬 시간 판타지물이다.

꼬맹이들의 사소한 고민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잡화점 주인이자 진솔한 상담가 '나미야 유지'가 간직한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접점 없던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퍼즐 조각처럼 제자리를 찾아가 며 영화를 채운다.

진심 어린 한마디를 아끼지 않았던 이웃집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 같은 '나미야 잡화점' 주인의 조언에 기울이다 보면 어느 정도는 희망을 얻어갈 수도 있겠다. 전체관람가. 130분.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