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 사랑에 관한 다양한 시점과 해석

엄마의 모성과 아들의 연애 '환절기'
그녀의 집이 되고 싶다 '게스트하우스'

김현석 기자 / ik012@ihalla.com    입력 2018. 02.22. 20:00:00

환절기.
매서웠던 혹한의 겨울이 지나고 입춘이 지나 봄이 다가오는 환절기가 가까워 온다. 계절이 변하듯, 사람의 마음도 변하게 만드는 영화를 소개한다.

▶환절기=세 사람 사이 둘 만의 비밀, 한 번도 짐작하지 못했던 계절을 만나다. 고3 아들 수현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 수현은 엄마에게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지만 착한 아들이다. 어느 날 수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용준을 데리고 와 함께 지내게 된다. 용준은 말수가 적고 어두운 표정의 청년이다. 몇 년 후, 군에서 제대한 수현은 용준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다. 식물인간이 된 아들 수현의 투병생활을 곁에서 지키는 미경은 혼자만 멀쩡히 돌아 온 용준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수현과 용준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미경은 용준 몰래 아들 수현과 함께 자취를 감춘다. 홀로 남은 용준은 수현과 미경을 찾아 헤맨다. 작년 중년을 지난 나문희를 주연으로 아이 캔 스피크를 만든 명필름이 이번엔 베테랑 배우 배종옥을 앞세워 여성 중심의 영화 '환절기'를 개봉한다. 영화는 아들의 성 정체성을 알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엄마의 이야기다. 대다수의 퀴어 영화들은 당사자들의 관계와 심리를 주로 묘사했지만 여기서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는 신선함을 준다. 엄마와 아들, 그리고 아들의 남자친구라는 특별한 삼각관계. 데뷔 34년차 배우답게 배종욱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강릉을 사랑하게 된 여자,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 배우의 꿈을 위해 틈만 나면 오디션을 보려고 강릉을 탈출하는 정우는 누나와 함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게스트하우스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 오매불망 강릉 탈출만 바라고 있던 그의 앞에 어느 날, 히로코가 나타난다. 지금은 은퇴선언을 한 전 일본국가대표 컬링 선수인 그녀는 평창 동계올림픽 특집방송을 위해 빙상경기장이 있는 강릉을 찾아오게 된 것. 누나의 등살에 떠밀려 정우는 히로코를 위해 강릉 가이드를 해주면서 히로코가 강릉을 찾은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 강릉을 떠나고 싶었던 정우는 그녀에게 자신의 게스트하우스를 넘기겠다는 어설픈 작전을 실행하지만, 이미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던 두 사람은, 어느 새 서로를 응원하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강릉을 사랑하는 조성규 감독의 강릉을 배경으로 만든 네번째 영화. 조 감독의 영화는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애정표현이 자제돼 오히려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영화 속 ost와 맛집들이 강릉의 겨울바다와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고 맛깔난 유머와 현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도 가득하다. 김강현, 백선우, 서은채, 정다원 등 조연들의 연기 또한 이 영화를 감상하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