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 홀연히 떠난 그가 남긴 메시지

고전을 재해석한 故 김주혁의 유작 '흥부'
말도 안되는 음모론의 실체 '골든슬럼버'

김현석 기자 / ik012@ihalla.com    입력 2018. 02.08. 20:00:00

흥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난 故 김주혁. 그가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영화를 통해 남긴 마지막 메시지와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를 소개한다.

▶흥부="내가 쓴 흥부전 궁금하지 않소?" 아무도 몰랐던 형제, 흥부와 놀부.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던 조선 헌종 14년.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는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형 '놀부'를 찾기 위해 글로써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 수소문 끝에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을 만나게 된 '흥부'는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 받는 '조혁'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한편 백성을 생각하는 동생 '조혁'과 달리 권세에 눈이 먼 형 '조항리'의 야욕을 목격한 '흥부'는 전혀 다른 이 두 형제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고전 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흥부'는 故 김주혁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비밀은 없다',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작품에서 서늘한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흥부'에서 강렬한 악인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얼굴로 이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한 故 김주혁. 영화 말미에 흥부(정우)는 대사를 통해 김주혁에게 관객들을 대신해 인사를 전한다. "그 곳은 행복하시오?" 12세 이상 관람가. 105분.

골든슬럼버.
▶골든슬럼버=착하고 성실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 최근 모범시민으로 선정되어 유명세를 탄 그에게 고등학교 시절 친구 '무열'(윤계상)로부터 연락이 온다. 오랜만에 재회한 반가움도 잠시, 그들 눈 앞에서 유력 대선후보가 폭탄 테러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당황한 건우에게 무열은 이 모든 것은 계획된 것이며, 건우를 암살범으로 만들고 그 자리에서 자폭 시키는 게 조직의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겨우 현장에서 도망치지만 순식간에 암살자로 지목되어 공개 수배된 건우. 살아 남기 위해, 그리고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서는 건우. 일본에서도 영화로 개봉되었던 '골든슬럼버'는 '마왕', '사신 치바'로 유명한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같은 이야기지만 일본 영화와는 느낌이 다르다. 한국 영화의 특징인 속도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말도 안되던 음모론들이 사실로 드러난 것들을 겪어 봐왔기 때문에 '골든슬럼버'의 말도 안되는 스토리들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 비틀즈의 멤버 폴 메카트니가 비틀즈의 해체를 앞두고 흩어질 멤버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만들었다던 '골든슬럼버'의 노래가 영화에 흘러나온다. 서로 믿는 친구들과 행복한 낮잠을 꿈꾸자는 이야기 '골든슬럼버'를 보며 삶의 소중함과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15세 이상 관람가. 108분.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