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장수의 섬' 제주, 고령친화도시로] (10) 에필로그

“도시·농촌 실상 반영한 제주형 실천모델 수립해야”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은 시작이자 기회
노인종합실태조사·경로당 활성화 등 후속조치 필요

강시영 선임기자 / sykang@ihalla.com    입력 2017. 10.31. 20:00:00

치매유병률 전국 1위 수준… '안심병원' 서둘러야

WHO(세계보건기구)의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이하 GNAFCC)'는 인증 제도의 개념이 아니다. 회원이 됐다고 노인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GNAFCC는 전 세계 고령사회 및 노인복지 선진도시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제주사회가 스스로 고령친화로 탈바꿈시켜 나가야 한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이미 가입한 일부 지자체에서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사실은 국제 타이틀이나 거창한 구호보다 노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실행'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제주형 실천모델 필요=제주가 고령친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역에 맞는 실행 과제를 이행하는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령친화도시의 지향점이 노인은 물론 누구나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에서 도민 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지난 9월말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 기념 국제세미나'. 세미나에는 모니터링단과 노인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령친화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강희만기자
김영보 제주도의회 의원은 "고령친화도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도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경로당에 작은 도서관 등을 만들어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며 노인들이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시책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익수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 위원은 "모니터링단에서 경로당 실태조사를 해보면 노인들은 여가취미활동을 가장 원한다. 전문성 있는 강사 등을 인력풀제로 활용해 경로당 순회 강연을 하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노인 종합실태조사도 시급하다. 제주사회 노인들이 마주한 문제는 일자리·건강·사회참여·지역사회서비스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 하지만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처방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김 의원은 베이비부머세대를 대상으로 한 정책도 주문한다. "베이비부머세대는 고령사회의 문제 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자원으로 주목해야 한다. 사회공헌형 일자리, 인생 재설계 교육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도시재생 계획단계에서 노인을 위한 고령 친화형 기반시설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주목할만 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간 협업이 필요하다. 마을 만들기 사업과 연계해 고령친화 마을을 조성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은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서울시는 상점을 활용해 고령친화 교육과 인식개선사업으로 시범추진 중이다. 고령친화마을이자 생활밀착형 고령친화도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제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실천사례와 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 도시와 농촌간 차이를 반영한 사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실행계획 예산 확보는=제주 고령친화도시는 아직 갈길이 멀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제주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은 모두 40개다. WHO가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고령자 배려 8개 영역과 관련해 33개, 제주지역 특성을 반영한 과제 2개, 고령친화정책 유지·관리를 위한 과제 5개 등이다. 이 과제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모두 1374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노인복지를 위한 과감한 예산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고령친화도시 실행계획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도정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이와 연계해 도지사 자문기구인 노인복지정책위원회의 활성화, 부서간 정책실무협의회와 민간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인 고령친화도시추진협의회의 가동,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의 성공적 운영도 과제다.

▶조직 재편·연구인력 확대는=베이비부머 등 예비노년층과 노인복지 문제를 전담할 제주도청내 조직 재편과 더불어 제주연구원의 고령사회연구센터 활성화도 과제다. 고령사회연구센터 활성화는 고령친화도시에 대한 지속적 연구조사와 국내외 고령친화도시와의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고령친화도시 조성은 도시계획가나 행정가, 노인복지 전문가, 노인들의 요구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살기좋은 고령친화적 생활환경을 조성하는데 민간과 행정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 도정의 정책적 의지, 행정의 일관된 기획과 집행, 전문가 집단의 선제적 연구와 전략 제시, 노인들의 적극적 요구와 동참, 노인복지 현장 활동가의 역량 결집,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결집된 상호 협력체계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치매문제와 관련해=치매안심병원은 여전히 과제다. 우선 시급한게 인프라 확충이다. 치매안심병원은 시설이나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 치매환자의 단기 집중치료를 돕기 위한 것으로, 지자체 공립요양병원에 확충 설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립요양병원은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제주와 세종시에만 없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이미 보건복지부에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해 제주에 공립요양병원 설치 지원을 공식 요청해 놓고 있지만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공립요양병원 신축은 내년에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매 유병률 전국 1위라는 제주의 상황과도 배치된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 김지은·홍희선기자>



누구나 살기좋은 '고령사회 제주' 집중 조명


본보, 20여회 연속 특집기획
부산·서울·일본 현장취재도
제주도광역치매센터와 공동
치매예방 주간 학습지 연재


한라일보는 올해 고령사회에 진입한 제주의 노인문제를 화두로 다양한 기획보도를 선보였다. 고령사회를 의제로 한 연중 심층보도는 제주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5월말 시작해 11월까지 심층 기획보도만 20여회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고령사회 기획보도는 제주연구원 부설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줄곧 함께 했다.

시작은 [초고령사회로 가는길 제주의 준비와 대응은]이란 타이틀로 모두 3부작이 이어졌다. 제1부 '고령사회 제주의 오늘'에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제주와 예비노년 베이비부머, 고령사회의 명암, 제2부 '고령사회 충격'에서는 일할 곳 없는 노인들, 치매 불안에 떠는 노인들, 기댈 곳 없는 노인들, 갈 곳 없는 노인들을 현장 사례 중심으로 조명했다. 제3부 '장수의 섬, 고령친화도시로'에서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 가입을 앞두고 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도시, 선진도시 사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비롯해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해 과제를 점검했다.

고령사회 연속기획은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크 가입을 계기로 ['장수의 섬' 제주, 고령친화도시로]란 타이틀로 이어갔다. 연속기획에서는 국제네트워크 가입 의미와 산적한 과제들, 그리고 부산시와 서울시, 일본 고령친화도시 1호 도시인 아키타시 현장을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 전문가와 함께 방문해 추진사례를 둘러봤다.

연속기획보도 뿐만이 아니다. 한라일보는 제주대학교병원에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와 공동으로 9월부터 치매예방을 위한 학습지 '치매예방 주간 학습지 뇌똑똑!'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제주 언론에서는 최초의 사례다. 치매예방 주간 학습지는 광역치매센터가 치매예방과 인식개선을 위한 사업의 하나로 개발한 것이다. 글씨를 읽거나 쓰는데 어려움이 없는 장노년층, 경도인지 저하를 경험하고 있는 대상들이 매주 1회 활용하는 두뇌훈련 프로그램이다. 치매예방 주간 학습지 연재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강시영 선임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