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섬' 제주, 고령친화도시로](8)일본 고령친화도시 1호 아키타시(중)

고령자도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조성돼 있어

홍희선 기자 / hahs@ihalla.com    입력 2017. 10.18. 00:00:00

아키타 실버인재센터는 회원들에게 다양한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아키타 실버인재센터 사무국 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강희만기자
▷아사히택시주식회사
직원 188명 중 58% 60세 이상
전자 운행 기록장치 편의성↑
▷아키타 실버인재센터
연회비 3500엔 단기 일자리 매칭
다양한 경험 취득… 만족도 높아

일본 동북지역에 위치한 아키타현 아키타시는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28.6%라는 높은 고령화율이 말해주듯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쿄 등 대도시로 떠나면서 일할 사람마저 줄고 있다. 아키타시는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본 아키타시의 아키타 아사히택시주식회사는 전체 직원 188명의 57%인 94명이 60세 이상 고령이다. 아키타 실버인재센터는 일하고 싶은 고령자가 연회비 3500엔(한화 약 3만5000원)을 내면 단기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아키타 실버인재센터 건물 전경.
▶고령자도 일하기 편한 환경=아키타 아사히택시주식회사는 3년 전 후생노동성의 고령자 고용과 관련한 표창을 받았다. 아사히택시주식회사 사토 총무과장은 "고령자라고 해서 일을 못하지는 않는다. 이미 택시운전 경험이 있으니 추가 교육이 필요 없고 연세 덕에 취객과 시비가 없다"고 했다.

고령 직원들이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편했다. 사토 총무과장은 "자동기록 시스템을 도입해 바코드만 찍으면 직원의 출퇴근 기록과 이동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며 "시스템에 바코드를 대면 공지사항을 전달 받을 수도 있어 직원 관리가 쉽다"고 말했다. 이어 "아날로그 택시 무전장치는 가끔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장치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안전 운전을 위해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복지 제도를 두기도 했다.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전속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 체크하도록 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고령자는 3년에 한 번 적성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사토 총무과장은 "근무 중에 사고가 났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두도록 한 경우는 없고, 만약 사고가 나면 건강검진을 받도록 권유한다"고 말했다.

아키타 아사히택시주식회사는 총 직원의 58%가 60세 이상으로 3년 전 후생노동성에서 고령자 고용과 관련된 상을 받았다. 사진은 아키타 아사히 택시주식회사 건물 전경.
▶다양한 단기 일자리 있는 실버인재센터= 아키타 실버인재센터는 연회비 3500엔(한화 약 3만5000원)을 내면 단기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사회복지법인이다. 회원 수는 960명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1억41476만6000엔(한화 약 14억원)이다.

일본의 실버인재센터는 고령자의 고용 안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각 지역에 1291개의 법인이 설치됐으며 72만명의 회원이 등록됐다. 발주자가 일을 의뢰하면 실버인재센터가 그 일을 받아 회원에게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센터 사무국은 임금에 대한 사고를 막고 지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발주자에게 임금을 받아 회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에 따라 운영비로 10~16% 정도 받는다.

단기 일자리는 1년 단위도 있지만 1회 1시간, 3~4개월 근무 등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상해보험과 대상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회원들이 업무 중에 다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개인이 상해보험에 드는 것은 어렵지만 '실버인재센터'라는 조직의 신용도 덕분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실버인재센터 관계자는 "실버인재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은 일하지 않는 분들보다 1년에 의료비가 6만엔(한화 약 60만원) 정도 덜 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열심히 일해서 병원 신세를 지는 일도 적고 개호를 받는 경우도 적은 편"이라고 했다.

아키타 실버인재센터 마츠하시씨 "나이 잊고 사는 비결은 다양한 사람·일 덕분”

우연히 실버인재센터를 알게 돼 10년째 회원으로 등록한 마츠하시(70·사진)씨는 청소 등 단기 일자리에 종사해 왔다.

마츠하시씨는 맞벌이 가정의 방과 후 아동들을 돌보는 학동관에서 일하고 있다. 평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교대로 근무한다. 같이 놀아주고 간식을 챙기고 다투면 말리기도 하며 아동을 돌보고 있다.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처음 실버인재센터를 알게 된 것도 육아 세미나에서였다. 마츠하시씨는 "교원면허는 가지고 있지만 이전에 교사를 하지는 않았다"며 "우연히 참여한 육아세미나에서 정년퇴직을 해도 근무를 할 수 있는 실버인재센터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버인재센터에서 일했던 지난 10년 동안 나이를 잊고 살았다"며 "체력도 떨어지고 자꾸 잊어버리니 '70살이 되긴 됐구나'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키타 실버인재센터에선 일뿐만 아니라 동아리로 다른 회원들과 여가를 공유하기도 한다. 마츠하시씨는 "여성모임에서는 여행을 기획하고 강연회를 열어 재미있다"고 했다.

마츠하시씨는 "일자리에 따라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지만 잠깐 하면 끝날 일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오히려 다양한 사람과 일을 할 수 있어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사히택시주식회사 신도 아츠코씨 "내가 쓸 용돈은 직접 벌어서 쓰고 싶어요"

쾌활한 모습이지만 무릎이 조금 아픈 것 빼고는 건강하다는 신도(74·사진)씨는 19년 전인 55세부터 아사히택시에서 일하고 있다.

신도씨는 "60세가 정년인 아사히 택시지만 일을 할 의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할 수 있다"며 "남녀,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른 임금 차이가 없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어 "집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성격이기도 하고 일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내가 쓸 용돈 정도는 직접 벌어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아사히 택시는 3가지 패턴의 근무 형태가 있지만 밤시간 운전, 장시간 운전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특별히 배려하고 있다.

신도씨는 "출퇴근 전철시간 때문에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일을 하고 있다"며 "일요일에도 단골손님이 원하면 일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신도씨는 "몸무게가 약간 많이 나가는 관계로 무릎이 아프긴 하다"며 "커브 미러가 잘 안 보일 때가 되면 그만둬야 할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의 비결이 새벽에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아키타시=홍희선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