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장수의 섬' 제주, 고령친화도시로 (6)국제 세미나

"나이 듦이 좋은 미래… 제주형 고령친화도시 모델 필요"

강시영 선임기자 / sykang@ihalla.com    입력 2017. 09.27. 00:00:00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 기념 국제세미나'가 26일 오후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렸다. 세미나는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지정토론으로 이어졌다. 세미나에는 모니터링단과 노인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령친화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강희만기자
“고령친화도시는 모든 정책에서 건강한 노화 지원하는 것
고령자도 쉽게 접근 참여가능한 물리적·사회적 환경 필요"


제주연구원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이하 고령사회센터·센터장 고승한)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한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 기념 국제세미나'가 26일 오후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고령사회분야 전문가의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박상수 제주관광대학교 기획부총장을 좌장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기조강연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의 의미와 향후 과제(캐서린 앤 실번 WHO 서태평양본부 보건관리국 조정관)=세계의 인구는 늙어가고 있다. 서태평양 지역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2350만명이며, 이는 이 지역 전체 인구의 13%에 달하는 것이다. 건강한 노화는 노년기의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생산성의 유지와 개발에 있다. 건강한 노화는 누구나 가능하며 질병의 부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건강서비스 이상의 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친화적 환경 조성은 연령차별 타파, 자율성 보장, 모든 정책에서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동성의 사례로서 버스나 택시 이용 가능한가, 집은 살기 편한가, 집 주변은 안전하고 편안한가, 인도와 횡단보도는, 공공장소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는가, 보도블록이 연결되어 있는가 하는 것들이 포함된다.

어떻게 고령친화적 도시환경을 만들 것인가. 고령자도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고, 고령자의 수요와 선호에 대한 상담과 청취, 목표와 실행 간 차이 모니터링 및 지속적 발전을 위한 목표 설정, 긍정적 사례 등을 공유함으로써 가능하다. 노동, 주거, 교통, 건강, 영양, 사회복지, 도시계획 등 서로 다른 영역과의 협력과 교류도 중요하다. 미국 클래런스 지역은 고령자와 단체, 학교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도시 전역의 사회적인 식단을 지원한다. 고립된 노인들을 위한 무료·저가의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포장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요약하면 건강한 노화는 미래사회 모두를 위한 비전이다. 우리는 나이 듦이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여러분은 모두 건강한 노화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



 "제주 실행계획 정상 추진위한 관련 예산 확보·부서 협력
모니터링단 운영 확대… 국내외 네트워크 정보교류 중요"


◆주제발표

▶고령친화적 지역사회 만들기: 3개 모델을 중심으로(낸시 브로소이 버지니아텍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선임연구원)=미국 버지니아주는 2017년 1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이 곳은 협력업체와 비영리기관, 정부(공기관) 등과 공동으로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협력업체들은 주거환경을 위해 주무팀을 구성하고 워크숍, 주택수리 프로그램, 설문조사 등을 실시했다.

두번째 모델은 비영리기관들이 관여한 프로그램으로 적절한 가격의 노인 주거단지 만들기 사례가 있다. 2005년부터 10여년간 활동하면서 노인들을 위한 이동식 주택과 다세대주택을 건설했으며, 앞으로 소규모 주택으로 확대한다. 정부(공기관) 협력도 중요하다. 앞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협업 증대, 실행계획 수정, 다른 고령친화도시와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게 과제다.

▶제주지역 고령친화도시 조성의 과정과 향후 과제(이서연 고령사회센터 전문연구원)=제주 고령친화도시는 2011년 기초연구가 이뤄졌으며, 그해 장수문화포럼이 창립됐다. 2013년 제주발전연구원(제주연구원)과 미국 버지니아폴리텍주립대학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공동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렸다. 2014년에 제주지역 고령친화도 평가연구에 이어 2015년에는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조례 제정이 이어졌다. 이어 2016년 제주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했으며, 올해 7월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향후 과제로는 실행계획의 정상적 추진과 평가,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 고령친화적 문화를 선도하는 것이다. 실행계획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확보와 부서간 협력, 실무협의회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실행계획 평가체계 구축과 제주형 고령친화도시모델을 개발하는게 과제다. 모니터링단 운영지역 확대를 통해 노인참여를 장려하고 모니터링 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외 네트워크 간 적극적 정보교류도 필요하다. 강시영 선임기자·홍희선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노인 종합실태조사 서둘러야"


◆ 지정토론 요지


▶정은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서울시는 상점을 활용해 고령친화 교육과 인식개선사업으로 시범추진중이다. 고령친화마을이자 생활밀착형 고령친화도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제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실천사례와 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 도시와 농촌간 차이를 반영한 사업도 필요하다.

▶김영보 제주도의회의원=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8개 영역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세부과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고령친화도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도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게 중요한 과제다. 장수의 섬이라 일컫는 제주의 노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새로운 항목들이 추가된 꼼꼼한 조사가 면밀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베이비부머세대는 고령사회의 문제 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자원으로 주목해야 한다.사회공헌형 일자리, 인생 재설계 교육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

도시재생 계획단계에서 노인을 위한 고령 친화형 기반시설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간 협업이 필요하다. 마을 만들기 사업과 연계해 고령친화 마을을 조성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치매관리사업도 강화돼야 한다. 경로당 프로그램의 다양성,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도·농 고려 제주 특화된 모델
경로당 맞춤형 프로그램 필요
치매안심병원·인력 확보 시급


▶강시영 한라일보 부국장=고령친화도시 실행과제 이행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제주도가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도시에 이름을 올린 것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를 마주한 시점에서 노인 문제에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게 됐지만 이는 동시에 많은 과제를 던져준다.

실행계획과 관련, 노인복지를 위한 과감한 예산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고령친화도시 실행계획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도정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도지사 자문기구인 노인복지정책위원회의 활성화, 부서간 정책실무협의회와 민간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인 고령친화도시추진협의회의 가동,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의 성공적 운영도 과제다.

제주사회 노인들이 마주한 문제는 일자리·건강·사회참여·지역사회서비스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아직 노인 종합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처방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베이비부머 등 예비노년층과 노인복지 문제를 전담할 제주도청내 조직 재편과 더불어 제주연구원의 고령사회연구센터 활성화도 과제다.

▶김익수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 위원=모니터링단에서 경로당 실태조사를 해보면 노인들은 여가취미활동을 가장 원한다. 전문성 있는 강사 등을 인력풀제로 활용해 경로당 순회 강연을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고령친화도시 실행을 위한 예산 뒷받침과 제주도 특성을 살린 실행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병우 성결대 교수(사회복지학과)=고령친화도시 구축의 목적이 복지 증진인지, 일상생활 증진인지 궁금하다. 제주도에서 두가지 목적을 어떻게 조화롭게 설정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어르신들의 참여와 목소리를 반영하는게 중요하다. 평가 역시 어르신에 의한 평가체계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무순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40개 실행계획 과제 가운데 내년에 375억원의 노인복지예산 편성을 추진중이다. 고령친화도시 8개 영역을 중심으로 실행계획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관련 인력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병원은 치매국가책임제와 더불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노인행복주택도 검토중이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