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7)1100도로 18림반~한라산둘레길~색달천~한라산둘레길~돌오름~내창길~영아리오름~습지~마보기오름~산록도로

오름 속… 무더위를 이기는 여름 산행

이태윤기자 / lty9456@ihalla.com    입력 2017. 07.27. 00:00:00

가뭄에 말라버린 영아리오름의 습지.
산행 내내 코를 자극하는 상쾌한 제피향
산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시원한 삼나무
가뭄에 말라버린 습지조차 한 폭의 그림


산길을 걸으며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무색하게 만드는 올해 7차 에코투어였다. 탐방객들은 산길을 걸으며 하나같이 입을 모아 "좋다"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15일 오전 8시 40분쯤 한라산 1100도로 영실 방면 18림반 입구에 탐방객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탐방객들은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과 안전요원의 가벼운 몸풀기를 시작으로 2017 일곱번째 에코투어를 시작했다.

이번 에코투어는 영실 입구 맞은편 18림반에서 시작해 색달천, 한라산둘레길, 돌오름, 내창길, 영아리오름, 습지, 마보기오름을 지나는 여정이었다.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소장은 "이번 에코투어는 대부분이 내리막길이어서 비교적 쉬운 코스"라고 말했다.

18림반을 따라 30여분 걸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색달천 지류가 본류로 이어졌다. 냇가에 고인 물 위로는 소금쟁이가 떠있고, 탐방객들은 그 위로 냇가에 쌓여진 바위에 한발 한발 내디디며 자연을 만끽한다. 냇가를 가로지르며 삼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인해 여름의 무더움을 잠시 잊는다.

산방산과 송악산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마보기오름 정상.
숲길을 따라 산행이 이어졌고 산행 내내 상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제피(초피) 잎 향이었다. 된장과 함께 먹거나 자리물회를 만들 때 쓰이는 나뭇잎으로 알려져 있고 쌉쌀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오전의 마지막 코스인 돌오름. 돌오름의 남사면은 가파르고 북사면은 비교적 완만하게 동서로 길게 누워 있는 게 특징이다. 돌오름 동쪽 비탈과 굼부리(분화구)에 삼나무가 빼곡하다. 이와 함께 삼나무 아래로는 산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조릿대가 살랑거리는 모습은 산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올랐지만 아쉽게 백록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라산의 능선이 보이고 멀리서 몰려오는 안개는 신성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한다.

돌오름 정상을 오른 뒤 내려와 삼나무 숲에서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랬다.

이번 에코투어는 내리막길이 많은 비교적 쉬운 코스였다. 사진은 색달천을 따라 내려오고 있는 탐방객들의 모습.
돌오름에 오른 뒤 처음 투어 소감을 밝힌 김효경(삼도1동)씨는 "올레길, 둘레길과는 상당히 다른 성격을 가진 투어같다"면서 "산 속을 걸으니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고, 산행 중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은 아름답고 신비롭다"고 전했다.

달걀버섯(상) 타래난초(아래 왼쪽) 백운난초(아래 오른쪽).
다음 영아리오름으로 향했다. 좁다란 숲길을 지나 가파른 산행. 탐방객들은 지친 숨을 내쉬며 오름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을 오르기까지의 지침은 정상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인해 순식간에 잊어버린다. 하지만 영아리오름의 하이라이트는 정상에서 20여분 내려가면 볼수 있는 습지이다. 제주의 오랜 가뭄은 영아리오름의 습지마저 말려버렸다. 하지만 탐방객들은 말라버려 조각조각 나버린 진흙 위를 걸으며 자연이 만든 걸작을 휴대전화에 담기 바빴다.

이어 마지막 도착지는 마보기오름이다. 영아리오름에서 한 30여분 걸었을까. 마보기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탐방객들은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되새긴다. 마보기오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을철 억새의 아름다움만은 최고라고 알려졌다. 또한 찾기도 쉽고, 그다지 높지 않아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오를 수가 있다. 또 정상에 오르면 산방산과 송악산 등이 보여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번 투어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져 생각보다 길었던 투어지만 비교적 쉬운 코스를 감안해 휴식은 짧게, 자연은 길게 만끽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