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건강한 제주](1)프롤로그

"아이들 건강에 제주 미래 달려"

강시영 기자 / sykang@ihalla.com    입력 2017. 07.10. 00:00:00

유아청소년 비만율 전국 최고
초중고 표본학교조사 20.4%…전수조사 과체중 포함 33.4%
성인병 등 생활습관병 적신호…제주 지속 발전에도 위협 요인
도-교육청-의회 공동 대처해야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는 매우 충격적인 건강 실태보고와 토론회가 열려 제주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제주 도민의 건강이 위기임을 각종 지표로 공론화하고 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토론회를 주관한 제주건강운동본부(준)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제주'란 표현으로 제주의 취약한 건강문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의료과학이나 접근성이 부실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활문화가 병들어서 나타나는 문제이기에 생활문화를 바꾸어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제주 아동의 비만 문제는 핵심 화두다. 성인과 아동 모두 비만율이 점점 높아져가면서 '건강 제주'에 적신호가 켜졌다. 제주 아동 비만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토론회에서는 "아이들이 건강한 제주에 특별자치도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절박한 호소도 나왔다. 각급 학교는 지금 걷기, 댄스, 줄넘기 등 비만 예방과 관리에 총력을 쏟고 있다.

건강한 제주는 행정과 학교의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도민의 동참과 협력,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라일보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교육청과 함께 '아이들이 건강한 제주' 만들기를 전개하는 이유다. 그 첫 공동기획이 '비만 다운(down), 건강 업(up)'이다. 더 늦기 전에 제주사회 전반에 아동 비만 대응체제를 구축하는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동비만 적신호=적신호가 켜진 제주 학생들의 비만 정도는 각종 지표에서 나타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매년 조사하고 있는 표본학교 건강검사 결과 제주 초·중·고생들의 경도비만 이상 비만율은 지난해 기준 20.4%로 전국 평균 16.5%에 비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중·고 표본학교 학년별 1개 학급을 표본 조사한 결과다.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 조사결과에서도 제주 학생들의 비만율(BMI, 괄호는 전국평균)은 2011년 9.8%(8.6%)에서 2012년 11.4%(9.2%), 2013년 13.7%(9.8%), 2014년 13%(10.1%), 2015년 12.9%(10.9%), 2016년 15.3%(12.8%)로 매년 증가추세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15년 도내 만 3세 이상 유아 및 초중고 학생 8만8387명을 대상으로 비만율을 전수조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제주도교육청이 비만예방목표 정책과제 달성을 위해 조사한 과체중 이상 학생을 포함할 경우 비만 학생수는 2만9503명으로 전체의 33.4%로 조사됐다. 과체중은 1만3072명으로 전체의 14.8%. 경도비만 7663명(8.7%), 중등도 비만 6822명(7.7%), 고도비만 1976명(2.2%) 등이다. 특히 비만으로 이어지는 과체중 학생이 14.8%로 나타나 예방관리가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준다.

▶아동 비만 왜 위험한가=유아 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성인뿐 아니라 아동기부터 비만이나 과체중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큰 우려를 표명한다.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생활습관병뿐 아니라 자아 존중감 하락과 그로 인한 학업성취도 저하, 심지어 우울증까지도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의 높은 비만율의 원인으로는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신체활동량이 적고 자가용 이용비율이 높아 걷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게 꼽힌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의 높은 섭취율 외에도 아이 스스로가 아닌, 부모의 행동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부모가 아이들의 식사나 신체활동의 '롤모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고열량에 음식과다 섭취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요 정책으로 대처해야=가정의 몫으로 돌려 방치해서도 안될 상황이다. 아동 비만은 건강문제와 더불어 제주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에도 위협 요인이다. 각급 학교와 행정이 아동 비만 대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걷기와 같은 신체활동량을 늘리기 위한 충분한 보행로 확보 등 학교와 생활주변 사회환경적 인프라를 확대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아동비만을 줄이기 위한 식문화와 생활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제주는 난처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도의회가 한묶음으로 나서 비만문제를 주요 정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 백금탁·홍희선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