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가는 길 제주의 준비와 대응은](8)[제3부. 장수의 섬, 고령친화도시로(1)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도시

초고령사회가 몰고올 충격 고령친화도시에서 대안을…

강시영 기자 / sykang@ihalla.com    입력 2017. 06.05. 00:00:00


37개국·400개 도시 가입 제주도, 4월말 WHO 신청
주요 목표 이행전략 제시 고령친화형 복지정책 동력
"노인 삶의 질 향상 재도약"


제19대 대통령선거 10여일 전인 지난 4월 28일. 이날 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령친화도시는 국제사회에 자랑하기 위한 또 하나의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불편하지 않은, 평생을 살고 싶은 행복도시가 바로 고령친화도시다.

제주도는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에 가장 강력하고도 실효적인 대응 전략을 국제 기준의 고령친화도시에서 찾고 있다.

WHO는 2007년 고령친화도시의 이론적 틀과 지침을 개발했다. 이어 2009년 '세계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Age-Friendly Cities & Communities, 이하 GNAFCC)'를 발족시켰다. GNAFCC에 가입하면 전 세계 가입 도시 간 정보 공유와 교류가 가능해진다. 또한 선진화된 고령사회 대응전략 및 노인복지 정책의 국제사회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며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고령친화도시 로고.
GNAFCC는 활기찬 노년과 정든 곳에서 나이 들어감 등을 주요한 가치로 삼고, 도시 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노인을 비롯한 전 세대의 모든 시민이 다 함께 살기 좋은 도시환경 조성을 지향한다. GNAFCC의 회원이 된다는 것은 해당 도시가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갈 의지가 있음을 인정받는 것이다. WHO는 2007년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 영역과 점검 항목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회원 가입을 희망하는 도시에게 요구되는 주요 과제이다. 이 실천 과제에 따라 2010년 뉴욕시가 첫 회원이 되었고, 2017년 현재 37개국, 400개 도시가 가입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개 도시가 가입했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2013년에 가입했고, 전북 정읍시(2014년), 경기도 수원시·부산광역시(2016년)가 뒤를 이었다. 회원도시 증가 추세에 따라, 이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도시들의 우수한 사례와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적 정보 교류 활동도 더욱 활성화되어가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7월 GNAFCC 가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제주도는 가입 신청서에서 "GNAFCC 가입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GNAFCC 가입을 통해 노인복지정책 전반을 활성화하고, 전 세계의 고령친화도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고령사회 및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할 것이며, 아울러 이러한 정책관련 정보와 연구 결과들을 GNAFCC 가입 국가·도시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100세 시대에 걸맞게 21세기 초고령 노인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며, 활동적으로 살아가는 장수사회의 고령친화도시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WHO에 제출한 공식 서한을 통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가이드모델을 제주에 접목하기 위해 GNAFCC 가입을 준비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와 함께 "GNAFCC 가입이 제주지역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재도약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제주특별자치도의 모든 구성원들이 제주고령친화도시의 발전과 지속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강시영 선임기자



선진 노인복지 수준 갈 길이 멀다

노인인구 비율의 가파른 증가로 제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 때 어떤 변화들이 생길 것인가. 또한 제주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것인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소득보장이 이뤄질까. 노인부양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빈곤, 방임, 학대와 같은 다양한 노인문제를 비롯해 부양, 주거 안정, 건강한 노후, 사회 참여, 교통, 여가 등 노인복지서비스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령사회는 국내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다. WHO가 세계적 고령화 현상에 주목해 제안한 것이 바로 고령친화도시 프로젝트다. 모든 영역에서 노인들이 생활하고 활동하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정책을 실행하도록 점검하고 재정비한다. 궁극적으로 누구나 평생 살고 싶은,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다. 제주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나이 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연령 상관없이 살기 좋은 도시

WHO 고령친화도시 앞다퉈 가입

노인 의견 귀 기울이고 반영해야


 인구의 고령화는 사회·문화·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개념이 고령친화도시 및 지역사회(Age-Friendly City and Community)다. 나이 드는 것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는 지역사회, 모든 연령대의 지역 주민들이 평생에 걸쳐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고령친화적 지역사회의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고령친화도시'라고 번역되어 불리게 되었다.

WHO에서 제시한 고령친화도시의 개념적 정의는 '나이가 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도시,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 활력 있고 건강한 노년기를 위하여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 할 수 있는 도시'를 일컫는다. 제주연구원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 고승한 센터장은 "노년기는 인간이면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겪는 과정이며, 노년기에는 가능한 익숙한 거주 지역에서 계속해서 활동적으로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두 가지 개념인 지속가능거주와 활동적인 노후를 정책화하고 실천모형으로 구현된 것이 고령친화도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연구개발실의 정은하 연구위원은 '해외의 고령친화도시 정책 사례와 시사점'보고서에서 "세계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GNAFCC)는 기본적으로 활기찬 노년과 정든 곳에서 나이 들어감 등을 주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 만큼, 도시 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노인을 비롯한 전 세대의 모든 시민이 다 함께 살기 좋은 도시환경 조성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 수립·실행 과정에서도 관련 부서 간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노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내용을 반영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정 위원은 소개했다. 

 

WHO, 교통·일자리 등 8개 영역 가이드라인

노인과 모든 시민들을 위한

보편적 기준·점검항목 적용


WHO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 33개국 노인과 노인 부양자, 서비스 제공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FGI)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기초하여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를 마련했다. 이 가이드는 상호 연관성을 갖는 총 8개의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영역마다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점검해야 할 항목들이 제시돼 있다. 이러한 영역과 점검항목은 고령친화도시 조성 방안의 보편적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WHO가 제시한 고령친화도 점검항목은 3개 관심분야에 8개 기준영역(외부환경, 교통, 주택, 일자리, 존중, 사회통합, 시민참여, 지역사회지원, 보건 등)과 84개 세부 내용을 포함한다.

 우선 물리적 환경과 관련해서는 야외공간과 건물, 교통, 주택 등 3개 영역 36개 항목이 있다. 사회·문화·경제적 환경은 노인의 참여나 정신적 안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고 있으며, 존경과 사회적 통합, 사회참여, 시민참여와 고용의 3개 영역 25개 항목이 해당된다. 정보화 사회와 지역사회보건서비스 환경은 건강과 사회서비스 결정요인과 관련되는 것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지역사회 지원과 건강서비스라는 2개 영역 23개 항목을 포함한다.

 고령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 제주에서 고령친화도시는 '강 건너'의 얘기가 아니다.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 이서연 전문연구원은 "제주지역은 전국 평균에 비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고령친화도시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