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1) 지자체 '청년수당'

봇물 취업준비 허덕이는 아픈 청춘들…
청년복지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강시영 기자 / sykang@ihalla.com    입력 2017. 04.26. 00:00:00

도내 한 대학교 교정에 인력양성과정 수강생 모집 등 다양한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학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강경민기자
구직 지원 '청년수당' 핫이슈
전국 광역지자체 앞다퉈 시행
전담부서 규모화·차별화 적극
대선서도 청년대책 표심 공략


일자리 부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은게 요즘 청년들의 현실이다. 스펙을 쌓느라 정기적인 아르바이트는 엄두도 못낸다. 고용절벽과 취업난 속에 길어지는 구직기간 만큼 생활비에 돈 걱정으로 취업 준비마저 부담을 느끼는 '아픈 청춘'들. 자존감 마저 흔들리는 청년의 꿈은 이런 악순환의 늪에 빠져 있다. 청년정책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서 화두다. 한라일보는 청년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전국 지자체의 움직임, 그리고 제주 청년들의 실태와 대책을 진단하고 공론화한다.

청년세대는 생애주기의 중간지점에 속한다. 세대간 중간다리이자 미래세대의 주역이다. 향후 제주를 이끌어갈 존재들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하반기 '제주도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담당조직(청년정책담당)을 신설했다. 제주도는 청년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다. 청년의 삶 전반에 걸친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저성장·고실업의 고착화, 그리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청년 활력을 떨어뜨리고 제주사회의 지속가능성 저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청년에 대한 점진적이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일자리 창출, 구직촉진, 훈련수당, 고용성공패키지 등 청년정책이 뜨거운 이슈다. 일자리 문제가 청년층 주요 이슈로 자리 잡은 만큼 각 후보들은 청년대책을 내세워 표심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누가 당선돼도 청년정책에 큰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전국 광역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청년정책이 선보이고 있으며 청년 전담부서가 점차 독립적이고 규모화, 차별화된 형태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2015년말 '2020 서울형 청년보장(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선보였다. 서울시는 정책 수용자인 청년 당사자들과 3년간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게 '2020 서울형 청년보장'이다. 청년의 '설자리'(청년활동지원), '일자리'(뉴딜일자리), '살자리'(청년공공임대주택), '놀자리'(활동공간조성) 등 4개 분야 20개 정책으로 구성해 기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전국 광역 지자체에서는 이른바 청년수당이 화두다. 전국적으로 논란이 많았고 정부와 충돌했던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이 논란 끝에 오는 6월부터 재개될 예정이어서 청년수당과 청년정책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정책임을 지적하며 시행에 반대했다. 지난해 8월 서울시가 대상자를 선정하고 1차분 청년수당을 지급하자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린 뒤 직권취소 처분을 내려 2차 지급의 길을 봉쇄했었다. 복지부는 정부의 보완요구를 서울시가 받아들이면서 최종 협의 성립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 결국 서울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청년수당의 족쇄를 풀었다. 경기, 경북, 부산, 광주, 대전 등 광역지자체들은 잇따라 비슷한 청년복지 정책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 청년대책도 큰 변화의 파고를 헤쳐나갈 기로에 놓여 있다.

광주광역시가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위해 교통수당을 지급하는 '광주청년드림사업' 홍보 걸개가 중심가 금남로 건물에 내걸려 있다. 강시영기자
서울시 올해 150억 지급 계획
경기 경북, 구직지원 훈련수당
부산 구직활동 체크카드 지급
광주시 교통수당 30만원 적립
제주선 청년기본소득 공론화

보건복지부는 이달초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한 검토결과 '동의' 의견을 통보했다. 1년여간 지속돼 온 정부와 서울시의 청년수당 갈등이 일단락된 것이다.

▷서울시 청년수당 6월부터 재개=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적 청년정책으로 꼽히는 청년수당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19~29세 미취업자 중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최대 6개월간 매달 현금 50만원,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사회진입 초기단계의 미취업 청년층이 사회의 필요와 자신의 욕구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동의' 이후 올해 재설계한 이 사업을 만 19~34세 미취업 청년 중 5000명을 선발해 매월 50만원의 현금 급여를 최대 6개월간 지급한다. 서울시는 이미 올해분 예산 150억원을 확보해 세부안을 마련한 후 6월부터 청년수당 지원을 본격 재개한다.

▷광역 지자체 앞다퉈 도입=다른 지자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복지부는 서울시 외에도 경기도의 '청년구직지원금'과 경북도가 협의요청한 '청년직업교육 훈련수당'에 대해서도 '동의' 의견을 통보했다.

경기도의 청년구직지원금은 만 18~34세 미취업자 중 저소득가구(중위소득 80% 이하) 청년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활동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경기도는 '경기청년카드'를 발급한 뒤 구직활동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한 것이 확인되면 사용항목에 제한 없이 해당 액수만큼 통장에 입금해주는 방식을 추진중이며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경북의 '청년직업교육 훈련수당'은 만 19~39세 미취업 청년 중 직업훈련참가자에게 월 40만원의 훈련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기간은 유형에 따라 3개월 또는 6개월간 지급된다.

부산시는 직장을 구하는 청년에게 연간 120만원(월 10만원씩)의 구직활동비를 지급하는 이른바 청년수당제를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매월 3000명에게 교통비를 비롯해 구직 활동 목적으로 10만원을 결제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사용처는 자격증 취득, 학원비, 교통비, 교재 구입비 등으로 한정된다. 대상은 19~34세 졸업 예정자와 구직 청년으로 중위소득 80% 이하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에 12억원을 반영해 9월부터 4개월간 청년구직 지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올해 시범적으로 추진해 성과가 나타나면 내년부터 월별 지급비용과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시도 취업 성공 패키지에 성공한 청년들이 일정 기준을 지키면 취업성공수당으로 2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사회진출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는 취업성공패키지사업의 취업알선 단계(3단계) 참여자 중 인천시에 주소를 두고 있는 청년 7000명을 선정해 구직지원비를 지급할 방침이다.

광주광역시는 7월부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에게 교통수당을 지원한다. 이 지원사업은 지역의 미취업 청년에게 구직활동에 필요한 교통비를 카드에 적립해주는 광주형 청년 교통수당으로 1인당 월 6만원씩 5개월간 모두 30만원이다. 대상은 만 19세부터 29세 미취업 청년 중 신청을 받아 저소득층부터 우선해 지원한다. 광주시는 지역청년 종합실태조사 결과, 지역 청년들의 구직 준비 기간이 길어 가중하는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청년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광주청년위원회의 제안을 받아 추진됐다.

▷제주서도 난장 토론회=제주에서도 청년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 하기 위한 '난장 토론회'가 열려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올해초 '한 달에 50만원이 보장된다면?'을 주제로 청년기본소득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한 달에 50만원이라는 청년기본소득이 생겨서 당장의 생계 걱정이 사라진다면, 제주의 청년들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이렇게 청년소득을 위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등 청년기본소득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미취업 상태에 있는 청년 니트(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전국 광역 지자체들의 잇단 '청년수당' 정책은 정부의 청년 지원 정책이 실효성 없는 미봉책에 그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취업준비도 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실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최소한이나마 확보해줌으로써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부미현·김지은·양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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